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교장을 시키려면 우리나라의 모든 자격증제도를 폐지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국무위원은 자격증이 없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국무회의에 통과시켰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지난해 교육혁신위 내 교원정책특위조차 문제점을 인식해 부결시킨 것을 이해당사자(교원단체)들과 논의 과정도 없이 국무회의에 통과시켜 다시 강행하는 것은 참여정부가 “교직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교단혼란만 부추길 교육개악을 하여 교원들의 사기를 꺽어놓고야 말겠다는 오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 동안 자격을 가진 교직경험이 풍부한 교장이 학교를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끝까지 묵살하고 시범운영이라는 허울을 씌워 교육을 혼란에 빠뜨리면 그폐해는 고스란히 이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학생들에게 돌아갈텐데도 학부모들은 눈감아 주려고 하는가? 무자격교장이 들어선다면 어느교원이 학생들을 위해 열정을 바쳐가며 제자를 기르겠는가? 남의 영역을 침범해서 전문지식과 경험도 없는 무자격교장이 단위학교를 경영할 때 과연 교원들은 물론 학생들이 무자격교장을 존경하며 신나는 교실, 행복한 학교가 되겠는가?
20~30년 이상을 학생들을 가르치고 부장교사를 하고 교감자격을 받아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교육경영에 대한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어 교장자격을 받아 교장자리에 앉아 최고책임자가 되어도 어려움과 책임감에 중압감을 받으며 일하는 자리가 교장자리이다.
리포터는 늦게서 교장이 되었지만 교감 때보다 신경을 더쓰고 책임감 때문에 심신이 더 피곤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학교는 행정만 잘하면 되는 곳이 아니다. 학교는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인간을 교육하는 곳으로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학교교육과정을 편성하여 교육하는 것이 주 업무이지 책상에 앉아서 결재나하는 행정관료가 아니다.
밖에서 보면 교장이 편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을 수 있는데 수 많은 학생의 교육과 교직원을 관리하자면 마음 편할 날이 없는 것이다. 인성교육도 어렵고, 특기적성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방과후 학교, 학생생활지도는 더 어렵고 급식문제, 안전지도문제, 학부모들의 다양한 민원, 상부관청으로부터 쏟아지는 공문서 보고 등이 양어깨를 짖누르고 있다.
정년을 한 어느 교장선생님이 지난 2월 28일까지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고 3월1일 자연인으로 돌아가니 이렇게 마음이 홀가분할 수가 없다는 말을 듣고 교장자리가 결코 편하고 화려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에서 도입했던 유능한 은행장이 초등학교 교장이 되었다가 죄절감에 빠져 결국 자살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어설픈 상식으로 아무거나 새롭게 바꾸려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지 깨달아야 한다. 무자격교장을 반대하는 것은 교원들의 자리를 빼앗기기 때문에 지키려하는 차원이 아니다.
언젠가는 후회를 하게 될 것이고 교육이 무너지고 현장교원들이 사기가 꺽이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담하기 때문에 ‘이거는 아니다’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론이다. 자격없는 교장에게 이 나라의 미래가 달린 학생을 맡기려면 이나라의 모든 자격증을 폐지하고 아무나 운전하고 아무나 의사하고 아무나 판검사하고 아무나 운동경기 심판을 하게하자. 인간을 교육하는 것은 이 세상의 어느 자격보다도 더 중요하기 때문에 분명히 잘못 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충심에서 나온 제언 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