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는 대한체육회(회장 이연택) 주최로 '학교체육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우리나라 스포츠의 뿌리인 학교체육 침체를 우려하는 교육계와 체육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홍성표 대전시교육감은 '학교체육 발전을 위한 관리체계 및 교과활동 개선방안'을 통해 전담부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교육감은 "지난 82년 문교부의 학교체육 업무를 이관받아 신설된 체육부의 주업무는 86, 88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있었기 때문에 학교체육은 우선 수위에서 밀려나 등한시 될 수밖에 없었다"며 "문화체육부에서 다시 교육부로 학교체육 업무가 옮겨졌지만 학교체육은 이미 정책담당자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버렸다"고 말했다.
홍 교육감은 "청소년의 건전한 육성 및 삶의 질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서구 선진국들도 학교체육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며 "학교체육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전담부서 설치는 한 순간도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학교체육이 처한 열악한 현실은 학교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이 교육부 학교정책과의 교육연구사 1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단 한 명이 전국 초·중·고교 780여만명의 학생체육에 관한 업무를 모두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준의 체육수업마저도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고교 1학년의 체육수업은 주당 2시간에 불과하고 2,3학년은 체육이 선택과목으로 변경돼 사실상 체육시간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홍 교육감은 "교육관계 개선, 심적 갈등 해소 등 학생들에게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체육수업을 '노는 시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학교체육 시설의 합리화·현대화·고급화를 주장했다.
두 번째 주제인 '학교운동부 육성 및 체육특기자 대학입학제도의 개선방안'을 발표한 방열 경원대 교수는 "학원 스포츠의 첫째 목표는 국가대표 엘리트 스포츠의 자원 기능"이라며 "정부와 학교차원에서 재능있는 학생선수를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육특기자들도 동일계로만 진학할 수 있게 한 2000학년도 이후 이들의 대학진학은 크게 제한돼 왔다. 체육계열 학과가 없는 대학들은 체육특기자를 전혀 받을 수 없게 돼 운동부를 해체했고 이 여파로 중·고교의 운동부도 해체 위기에 처한 곳도 크게 늘어났다.
방 교수는 "운동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학생들에게 대학입학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엘리트 스포츠인을 육성해낼 수 없을 것"이라며 "특기자를 위해 체육계열 학과의 정원을 증원시키거나 종전처럼 타 학과의 입학을 허용해야 학원 엘리트 스포츠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정리해 정부측에 학교체육 전담과 신설을 건의하는 한편 체육특기생들에 한해 '동일계 진학'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