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넷째 일요일입니다. 오늘은 선생님들께서 편안하게 쉴 수 있어 좋은 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들에게 오늘과 같이 쉬는 날이 없다면 교육의 능률은 엄청나게 떨어지고 교육의 질도 떨어지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주간 학생들을 위해 진액을 다 쏟아 부었는데 회복과 충전을 위해 쉼이 꼭 필요한 것 아닙니까?
하지만 이런 쉴 수 있는 날이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정의 일로, 직장의 일로, 기타 다른 일로 쉬지 못하고 계속 시간을 빼앗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런 짐은 오히려 가벼울 수 있으리라 봅니다. 남에게 유익을 주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기쁨을 주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남을 축하하며 축복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학교 한 여선생님께서 결혼을 하게 되니 가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축하를 해줘야 할 것 아닙니까? 축복을 해줘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러니 시간을 쪼개서라도 갈 것입니다. 우리학교에는 젊은 처녀 선생님들이 너무 많은데 이분들이 하루 속히 좋은 사람 만나 좋은 가정을 이뤄 행복한 삶을 꾸려나갔으면 합니다.
오늘 결혼하시는 선생님께서도 좋은 사람 만나 새 출발을 하는데 좋은 출발이 되었으면 합니다. 힘찬 발걸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선생님이기에 좋은 아내, 좋은 며느리가 될 것입니다. 부모님이 원하는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부모님들에게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우리 김 선생님의 가정이 돋는 햇볕처럼 점점 빛나서 원만한 광명에 이르렀으면 합니다.
교총이 올해 창립 60년을 맞게 되는데 그 동안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 험로(險路)를 잘 개척해 왔지 않습니까? 계속해서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 되게 하는 일을 잘 감당하리라 봅니다.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선생님들의 희망이라 생각됩니다. ‘좋은 선생님’이 ‘좋은 교육’을 시키면 ‘좋은 학생’이 되고 ‘좋은 학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어떻게 하면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좋은 선생님'이 갖추어야 할 요건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여섯 가지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첫째, 좋은 선생님이란 무엇보다 자신의 시간을 학생들에게 사용하는 것을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 중에 내 개인의 일에, 내 가정의 일에, 내 자녀의 일에 최우선을 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학교에 와서 학생들에게 쏟을 시간마저 빼앗기게 될 것 아닙니까? 언제나 시간이 없다고 할 것 아닙니까? 다른 선생님을 도울 시간은 더욱 없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음은 ‘좋은 선생님’이란 언제나 다른 선생님의 필요를 돌아보는 선생님입니다. 선생님 중에는 다른 선생님의 도움이 꼭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컴퓨터가 잘 되지 않는 선생님은 컴퓨터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미적 감각이 떨어져 환경미화가 잘 되지 않는 선생님은 환경미화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일거리가 갑자기 많이 쏟아져 혼자서 하기가 버거우면 조금 시간적 여유가 있는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학생지도 하기가 버거우면 학생지도에 능력이 탁월한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언제나 선생님의 필요를 채워주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젖습니다.
좋은 선생님이란 자신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입니다. 선생님들 중에는 늘 자신을 과소평가합니다. 학교를 세워나가는데 자신은 늘 예외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늘 제외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학교를 위해 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능력 있고 관심 있고 열성 있는 몇 분만 열심히 하면 학교는 저절로 잘 돌아가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학교는 몇 사람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 모두의 힘으로 움직여지는 것입니다. 모든 교직원들의 힘으로 움직여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래야 학교가 제대로 돌아갑니다. 그래야 학교다운 학교가 됩니다. 그래야 좋은 학교가 됩니다.
또 한 가지는 ‘좋은 선생님’이란 모든 일에 똑같이 힘을 쓰는 선생님입니다. 어떤 선생님은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고 수업만 하는데 힘을 쏟습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수업은 소홀히 하면서 업무에만 관심을 쏟습니다. 또 어떤 선생님은 수업을 하는 일과 업무에는 관심을 갖는데 학생들의 사람됨 교육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러하면 안 됩니다. 모든 분야에 함께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균형 잃은 교육을 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수업, 업무, 사람됨교육, 청소 등등 모든 일에 고루고루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하찮은 일은 하지 않고 귀찮은 하지 않고 힘든 일은 하지 않고 해서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가 없습니다. 하찮은 일이든 귀찮은 일이든 힘든 일이든 궂은일이든 무슨 일이든 모든 일에 힘을 써야 될 것입니다.
그 다음은 ‘좋은 선생님’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끝까지 잘 감당하는 선생님입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성실이 필요합니다. 처음과 끝이 같아야 합니다.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하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손을 놓아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내가 맡은 구역 청소가 많고 힘들어도 끝까지 책임을 완수해야 합니다. 내가 맡은 청소구역이 바로 나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늘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좋은 선생님’이란 늘 낮은 자세를 갖는 선생님입니다. 자신이 어떠한 위치에 있든지 남에게 낮추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자꾸만 높이려고 하면 더 벽에 부딪힙니다. 자신이 자꾸만 잘난 체하면 더 많이 밀립니다. 자신이 최고인양 뽐내면 최하가 됩니다. 서로서로 상대방을 높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른 선생님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마음을 늘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할 때 ‘좋은 선생님’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자신부터 ‘좋은 선생’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섯 가지 다 부족함을 느낍니다. 한 걸음씩 진보가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이 바라고 여러 교직원들이 바라고 여러 학생들이 바라고 여러 학부모님들이 바라는 좋은 선생 되기를 다짐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