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을 상대로 한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 / 전화사기)'이 극성이라고 합니다.
방법은 대략 이렇습니다. 우선 휴대폰을 가진 학생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한답니다.
"나 서울지검 수사과장인데 수사상 필요해서 그러니까 미안하지만 두 시간 동안만 휴대폰을 꺼달라."
이런 전화를 받은 학생들은 검찰이란 말에 불안을 느껴 범인들이 시키는 대로 쉽게 휴대폰을 끈다고 합니다. 학생의 휴대폰이 꺼진 것을 확인한 범인들은 곧바로 해당 학생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당신의 자녀를 납치했으니 지금 즉시 300만원을 지정된 계좌로 입금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자녀의 목숨이 위험하다."
갑자기 이런 전화를 받은 부모는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자녀의 휴대폰으로 계속 전화를 걸어보지만, 이미 자녀의 전화기는 꺼져있는 상태라 더욱 당황하게 되고 결국 범인들의 말을 그대로 믿어버린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요구하는 돈도 비교적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300만원에서 500만원정도라 바로 입금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학교 재학생 부모님 중에도 이런 사기단의 전화를 받은 경험이 몇 분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학교에 확인전화를 걸어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만,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경찰에 의하면 이런 사기범들이 쓰는 전화번호는 주로 00185, 060, 008, 000으로 시작되거나 아니면 아예 '발신자표시제한'이 뜨는 번호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이런 전화번호가 뜨면 무시하거나 재빨리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상책일 겁니다.
문제는 이런 범인들은 성격이 매우 집요해서 학생들을 상대로 한 달에 수천 통의 전화를 건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중에 서너 명은 속아넘어간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 자녀나 학부모님들께 각별히 조심을 시켜야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기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교직원을 상대로 한 사기는 주로 봉급통장의 계좌번호를 불러주어 믿음을 주면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전화가 걸려오는 곳은 채권추심단이란 곳으로 집에 계신 사모님들께 하는 편인데
"당신의 남편이 카지노를 하다 빚을 많이 졌으니 지금 즉시 ATM(자동화기기) 앞으로 가서 우리가 불러주는 대로 계좌이체를 해라. 그렇지 않으면 신분상 불이익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사모님들은 당황한 나머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입금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과 선생님들 중에 비교적 순진무구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사기의 표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이런 사실을 널리 주지시켜 황당한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 교사들이 각별한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아울러 학생 및 학부모의 신상 정보에 관한 보완에도 철저를 기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