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학비지원사업이 내년에는 축소돼 정부의 교육기회 균등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저소득층 중고생 자녀 학비지원 사업=이 사업은 중산층 및 서민생활 안정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저소득층 중고생자녀에게 학비를 지원해 주는 사업으로 2000년부터 예산에 반영됐다. 2003년도 세출예산은 2002년 대비 49.3%(921억2800만원)가 감소한 947억6000만원이 계상됐다.
이처럼 예산이 준 것은 지원대상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내년도 지원대상인원은 올해보다 51.7%(17만8830명)가 감소한 16만7170명으로 이는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확대에 따른 중학교 지원대상학생 축소(4만3127명-6만2873명 감소)와 고등학교 지원대상 학생수 감소(12만4403명-11만5957명 감소)에 따른 것이다.
지원 중학생수 감소는 의무교육 확대에 따라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고등학생수의 대폭 축소는 농림부의 농어촌 고등학교 학생에 대한 학비지원 확대(5만3000명 증가해 10만 5000명)를 고려한다고 해도 기존에 학비지원을 받던 학생중 6만2000여명이 혜택을 못받게 되는 것이다.
◇만5세아 무상교육비 지원사업=2003년도 정부 예산요구안은 2002년도보다 17.4%(31억9400만원) 감소한 151억3700만원이 계상됐다.
이 사업은 당초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단계적으로 만5세아 무상교육을 전면 실시한다는 계획하에 읍·면지역부터 지원하기로 돼 있었으나 2002년도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어려운 계층부터 무상교육을 우선 실시하기로 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는 2003년도 예산 요구에서 기존 저소득청 외에 농어촌 일반아동까지 확대(348억4700억원, 9만7167명)하기로 했지만 조정과정에서 오히려 지난해보다 삭감됐다.
2002년에 비해 지원대상아동이 1만6905명 감소해 3만831명만이 수혜대상이다. 이래서는 2004년 만5세아 무상교육 전면 실시는 요원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설명이다.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회교육위원회에서 197억1000만원이 증액됐지만 예결위에서 통과될 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예산이 삭감된 것은 교육부의 잘못이 크다는 지적이다. 1999년부터 추진돼 오던 '저소득층자녀 유치원학비 지원사업'을 2002년에 흡수·확대해 추진하고 있는데 매년 많은 불용액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에는 예산의 66.4%가, 2001년에는 36.4%, 2002년에도 6월말 현재 58억800만원(예산액의 31.7%)밖에 집행하지 못해 연말에는 50억원이 불용액으로 처리될 전망이다.
결국 예산관련 부처와의 협의과정에서 2/4분기까지의 집행실적을 바탕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삭감된 예산이 편성되게 된 것이다. 예산집행실적이 저조한 것은 지원대상인원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이 이를 추계에 의하여 산정하거나 잘못된 산정기준을 적용한데 기인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원대상아동의 감소를 이유를 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원대상인원 산정에서 의무교육기관도 아닌 유치원에 저소득층 자녀의 20%에 해당하는 유아가 모두 취원할 것이라고 예상한 점과 예산이 입학금과 수업료에 한정돼 학습준비물이나 간식비, 견학비의 부담으로 취원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자녀가 많을 것이라는 것에 대한 대책이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상주 부총리는 국회교육위 예산심의에서 "지원기준 설정 자체 문제로 인해 당초 계획인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 지원기준을 일부 완화했지만 불용액이 예상된다"며 "유치원과 보육시설에 다니지 않는 아동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 원인분석에 따른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