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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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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초심입니다

5월 중반을 달리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아침 뉴스시간에 보여준 지리산 철쭉꽃이 참 예쁘고 좋았습니다. 요즘처럼 꽃구경하기가 어려운 때 지리산의 분홍빛 철쭉군락을 보니 젊은 시절 지리산 철쭉을 보는 듯했습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분홍빛 아름다움을 보는 듯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핑크빛 철쭉은 우리의 기쁨이요 희망이요 행복이었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철쭉꽃과 같이 아름다운 모습들이 눈에 많이 띄기 때문입니다. 7시 조금 넘어 학교에 오니 길거리에는 4명의 교통지킴이 할머니께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저분하던 교문 앞에는 주민들의 협조로 쓰레기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교문에는 학생부장 선생님께서 지키고 계셨습니다. 운동장에는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휴지 하나 담배꽁초 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가 기분이 좋은데 우리 학생들은 어떠하겠습니까? 우리 선생님들은 어떠하겠습니까? 우리 교직원들은 어떠하겠습니까? 모두가 상쾌하게 출근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월요병이 주는 우울함도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완전히 사라졌을 것입니다. 이번 한 주도 계속해서 상쾌한 한 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실력교육과 사람됨교육의 두 날개를 달고 기쁨과 행복을 가득 싣고 세계를 향해 날아가는 꿈을 꾸면서 한 주를 보냈으면 합니다.

내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대접받는 날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존경을 받는 날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카네이션을 받는 날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기쁨을 찾는 날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보람을 찾는 날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행복을 찾는 날입니다.

때로는 학생들 뒤치다꺼리라 하고 온갖 궂은일로 인해 회의를 느끼고 좌절감에 빠질 때도 있었을 것이고 때로는 시험이 끝났으니 아이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고 선생은 이리저리 고함지르고 다녀야 할 망아지 주인으로 느껴질 만큼 힘들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순진하게 뛰어노는 학생들을 보면 순간순간 귀엽기도 한데 수업이 제대로 안 되고 힘들 때는 부담이 생기는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때마다 선생님들은 어떠한 생각이 들었겠습니까? 선생님이 선생님을 보면서 초라하게 느끼고 서글프게 느끼며 안 됐다는 측은한 마음을 가질 때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도 순진하게 자라나는 학생들이 늘 곁에 있기에 그 자체가 힘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선생님과 학생과의 불편한 관계에 있다 할지라도 학생이 있기에 우리에게 용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가 늘 행복한 불만족으로 가득 차 있어도 학생들이 있기에 다시 일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스승의 날을 계기로 학생들과의 불편한 관계, 학생들과의 행복한 불만족이 있다 할지라도 학생들과의 관계가 선생님을 선생님 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학생들로 인해 주눅 된 마음을 다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처음 교직에 들어선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초심은 초보자의 마음 아닙니까? 배움에 열려 있는 마음 아닙니까? 초심은 순수한 마음 아닙니까? 초심은 아무 욕심 없는 마음 아닙니까? 초심은 아무 기대가 없는 마음 아닙니까? 초심은 정직한 마음 아닙니까? 초심은 사랑하는 마음 아닙니까? 초심은 성실한 마음 아닙니까? 초심은 열성스런 아닙니까? 초심은 협조적인 마음 아닙니까? 초심은 깨끗한 마음 아닙니까?

이 마음을 가질 때 우리에게 꺾어진 사기를 다시 세워 줄 것입니다. 이 마음을 가질 때 학생들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 마음을 가질 때 행복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이 마음을 가질 때 교육이 제대로 될 것입니다. 이 마음을 가질 때 기쁨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마음을 가질 때 위로가 될 것입니다. 이 마음을 가질 때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학교는 초심을 가진 선생님들이 참 많습니다. 20대 젊은 선생님들이 20명이나 됩니다. 30대까지 70% 가까이나 됩니다. 나머지 경력이 많으신 선생님들도 초심을 갖고 열심히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초심을 갖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분홍빛 철쭉처럼 아름답습니다. 5월의 중순의 햇살처럼 찬란합니다. 빛이 납니다. 화려합니다.

점심시간이 없습니다. 식당에 가면 질서지도를 하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교실에 가면 자투리시간을 잘 활용하도록 지도하기도 합니다. 퇴근시간이 없습니다. 퇴근시간이 지나도 교실에 선생님이 계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지난 금요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훈련, 대피훈련 및 소방훈련이 있었는데 퇴근시간이 지났는데도 타고 남을 재를 다 버릴 때까지 담당부장 선생님은 말할 것도 없고 교감선생님, 체육부장선생님, 환경부장선생님, 체육부선생님, 행정실 직원 등 많은 선생님들이 협력해서 뒷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분들의 초심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교육은 초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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