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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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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오전 7시 10분. 푸짐한 녹음을 감상하며 출근해서는 제일 먼저 교무실에 불을 켭니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어둡기 때문입니다. 그리곤 모닝커피를 한 잔 타선 자리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밤새 들어온 이메일을 확인한 뒤, 오늘 수업할 내용을 정리합니다. 은은한 커피 향을 맡으며 하루의 일과를 준비하는 이 시간이 리포터에겐 가장 소중하고도 행복한 시간입니다.

드디어 8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맡으며 아이들과 함께 교정을 청소합니다. 깨끗이 청소된 청결한 교정을 보면 마음까지 깨끗해집니다.

8시 30분. 드디어 1교시 수업종이 울립니다. 아이들과 한마음이 되어 수업을 재미있게 합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보석처럼 부서질 때 저는 무한한 행복을 느낍니다. 문득 교사가 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기도 하죠. 어제도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실컷 웃었습니다. 수업 종료령이 울리고 아이들의 인사를 받으며 교실을 나설 때의 그 간지러운 행복감과 가슴 뿌듯함이란 오직 교사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일 겁니다.

감미로운 음악소리 같은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들으며 학교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선 꽃향기가 가득 섞인 미풍을 맡으며 등나무 아래에서 친한 선생님들과 식후 커피를 마십니다. 이때 교정엔 눈이 아프도록 새파란 녹음이 펼쳐져 있습니다.

다섯시 십 분이 되면 낮 동안의 분주했던 공식적인 업무가 모두 끝이 납니다. 이때부터는 온전히 제 개인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합니다.

화장실에 가서 하루 동안 분필가루로 더러워진 손을 세숫비누로 깨끗이 씻습니다. 그리곤 이런저런 일 때문에 밀렸던 잡무를 마저 마치면 여섯시 정도. 작열하던 태양도 한풀꺾이고 창 틈으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낮 동안 어지럽혀졌던 책상을 깨끗이 정리한 뒤 컴퓨터를 끄고 소지품을 챙겨 퇴근을 서두릅니다.

리포터의 사랑하는 애마 소나타를 타고 집에 도착하면 여섯시 반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오면 어느새 우렁각시가 차려놓은 정갈한 저녁밥상이 리포터를 기다립니다. 가족들과 정다운 담소를 나누며 저녁을 먹습니다. 밥맛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하루를 열심히 살아낸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하느님의 귀한 선물인 셈이죠.

식사를 마친 뒤 후식으로 과일을 먹습니다. 요즘엔 토마토나 수박화채가 좋더군요. 양치를 한 뒤 이불 위에 누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텔레비전을 봅니다. 요즘 제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동물들의 습성을 다룬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그러다 저도 모르게 까무룩 잠이 듭니다. 꿈속에서 리포터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교사가 됩니다.

이상이 제가 퇴근 후에 누리는 소박한 저녁이랍니다. 참 소시민적인 일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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