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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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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소년은 아빠의 말대로 처음 시작했던 자리로 되돌아가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자, 보름달처럼 둥근 동그라미가 그려졌다.
아들이 나직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사랑도 이런 것이구나. 사랑하던 첫 마음으로 되돌아 갈수 있어야 사랑의
원을 그릴 수 있구나. 처음과 끝이 서로 같이 만나야 진정한 사랑을 완성
할 수 있구나." - 정호승 《스무 살을 위한 사랑의 동화》

<나의 하늘>

아이들은 나의 하늘입니다
그들에게서는
한 여름에도
맑은 가을 하늘 냄새가 납니다

아직도 나는
아이들의 언어를
그리워 하며 삽니다.

20개의 나의 하늘은
오늘도 높아지고 있을 겁니다
내 이름을 장온순이라고
옥자를 틀리게 써도
친구 이름 박새빛나를
'박새박나'라고 써도
그 하늘은 늘 맑음 뿐이었습니다.

사랑스런 아이들과 107일을 살고 여름 방학을 맞은 첫날입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나의 하늘이었습니다.
그 하늘이 얼마나 맑고 아름다운 지
그 하늘에서 얼마나 고운 바람이 불어오는 지
기록하지 못한 날들을 후회하며 이제나마 숙제를 하려 합니다.

텔레비전 심장을 보려고 구석으로 간다던 이신원
교실에서 가장 가벼운 것은 바람이라던 신재혁
날마다 밥은 언제 먹냐며 배가 고프다던
아이들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밥 숟가락에 반찬 얹어주기를 기다리던 김재윤
깍두기도 쪼개어 먹던 주은혜
유아 발음이라 친구 이름조차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던 은지의 까만 눈도
모두 그리움으로 달려옵니다.
나의 하늘 님들
더 많이 사랑하고 안아 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2학기에는, 아니 지금부터 마음 속에선
그대들을 안고 있습니다.

2007년 여름방학 첫날에(2007년 7월 23일)
사랑에는 한 가지 법칙 밖에 없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스탕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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