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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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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교정을 걷다보니 "맴맴~" 하며 요란하게 우는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네요. 입추(立秋)가 되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성질 급한 매미들이 그만 사고를 친 것 같습니다. 하긴 요즘은 매미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세상이니 굳이 매미만 탓할 수는 없겠죠.

전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아늑하고 편안해져서 참 좋던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끄러워서 싫답니다.

“매미소리가 왜 싫니?”

“몰라요, 그냥 시끄럽고 싫어요.”

퉁명스럽고 무심하게 대답하는 아이들을 보며 정서가 점점 삭막해져 가는 것 같아 걱정스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 들어 처음으로 매미 우는 소리를 들으니 문득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시원한 감나무 그늘 아래에 설치된 평상에 누워 청량한 매미소리를 벗삼아 읽던 심훈의 소설 ‘상록수’와 옥수수의 달짝지근한 맛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책읽기도 싫증이 나면 하늘을 보고 누워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꿈을 꾸던 그 시절이 오늘따라 유난히 그리워집니다.

이처럼 매미소리에는 늘 낭만과 아련한 그리움이 묻어나 가슴이 설레곤 합니다. 사실, 모든 것이 폐쇄된 요즘의 아파트에서 듣는 매미소리는 서정과 낭만이 사라져 소음으로 들릴 때도 있을 듯합니다.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매미소리를 단순한 소음으로 인식하는 지도 모르죠. 그러고 보면 모든 것이 우리 어른들의 잘못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 휴가는 아이를 데리고 어디 시원한 그늘을 찾아서 그 아래에 돗자리라도 깔고 매미 울음소리를 추억삼아 들려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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