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한 지도 벌써 한 주일이 지나갔다. 날씨는 살인 더위로 방학을 힘들게 만들지만 세월은 그칠 줄 모른다. 아마 우리학교 학생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에어컨이 없어 밤을 설치고 더위와 씨름하며 하루하루를 더위와 전쟁을 치르며 지내고 있을 것이다. 저도 마찬가지다. 집에 에어컨이 없어 더위 때문에 짜증을 부리기도 한다. 젊었을 때는 더위쯤은 별거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잘 참아냈었지만 지금은 그러하지 못함이 안타깝기도 하다.
삼복 더위 중 초복, 중복이 지나갔으니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끈기가 필요하다. 끈질기게 참고 또 참는 것뿐이다. 그러면 더위도 스스로 꺾이게 되고 말 것 아닌가? 더위가 우리에게 주는 유익이 무엇인지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얼마 전에 방학은 느낌표(!), 방학은 마침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어 방학은 물음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달 남짓한 방학을 방학답게 보내는 것 중의 하나가 자신에게는 물음표(?)가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물음표가 많으면 많을수록 개학 후에는 생각의 변화, 행동의 변화가 많이 일어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질문을 잘 하는지?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한번 점검해 보았으면 한다. 학생들 자신도 나는 질문을 귀중하게 여기고 의문이 생길 때마다 질문을 잘 하고 있는지를 되돌아 보아야 한다. 부모님들도 내 자녀들이 의문에 대한 질문을 잘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유대인들의 자녀 교육의 비결은 질문에 있다고 한다.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지 않고 무엇을 질문했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떤가? 자녀들이 집에 돌아오면 오늘 별일 없었나? 공부 열심히 했나? 무엇을 배웠나? 선생님들은 어떠했나? 친구들은 어떠했나? 와 같이 공부 내적인 것보다 공부 외적인 것에 더 관심이 많지 않은가?
이제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질문이 없으면 진정한 배움에 이르지 못함을 알아 질문을 많이 할 수 있는 학생들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 질문하는 것이 귀찮아 계속 질문하지 못하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질문 속에서 배움을 일으키고 지식을 터득하며 감동을 갖게 하고 감격을 갖게 하도록 물음표(?)를 자주 갖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었으면 한다.
우리 학생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방학 동안 자신을 물음표(?)로 자신을 점검하고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나의 공부하는 습관은 어떤가? 나의 공부하는 방법은 어떤가? 나는 모르는 것을 어떻게 하나? 그냥 넘어가나 아니면 선생님을 통해, 아니면 친구들을 통해, 아니면 부모님을 통해 알고 넘어가나?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는 습관을 갖도록 했으면 한다.
방학 동안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정으로 공부하는 곳을 옮겨 갔는데 부모님들이 선생님 못지않게 자녀들에게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공부하고 돌아온 자녀에게 ‘오늘 무엇을 공부했나?’라기보다 오늘 무엇을 질문했나? 오늘 무엇을 깨우쳤나? 오늘 어떻게 공부했나?와 같은 질문을 함으로 공부의 질을 높히도록 해야 한다. 오늘 몇 시간 공부를 했나? 하면서 공부의 양만 자꾸 묻지 말고 오늘 모르는 것 많이 알게 되었나? 하면서 공부의 질에 대한 것을 자꾸 물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에 자신의 생활습관과 공부습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에게는 큰 꿈과 큰 비전이 있나? 나에게는 큰 생각이 있나? 나에게는 작은 실천이 따르고 있나? 나에게는 목표가 있나? 나는 목표를 향해 치밀한 계획이 세워져 있나? 나는 목표를 향해 집중하고 있나? 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나? 나는 목표를 향해 인내하고 있나? 나는 목표를 향해 끈질김이 있나? 이러한 물음이 자신에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방학다운 방학을 보내게 될 것이다. 방학은 물음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