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지식 중심의 교육보다는 ‘전인교육’이 필요하다. 전인교육이란 지식이나 기능 따위의 교육에 치우치지 않고 인간이 지닌 모든 자질을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다. 학생들의 다양한 가능성 중에서 특별한 소질을 찾아 적극적으로 계발하기 위한 노력과 교육은 필요하다. 개인의 취향에 알맞은 취미활동을 통해 문화적이고 정서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하다. 건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신체의 고른 발달을 도모하고 적절한 운동 능력을 육성하는 교육도 필요하다.
“선생님 저 학원가야 돼요.” 방과후에 특별지도가 필요한 학생에게 좀 남아달라는 교사의 말에 대한 학생의 대답이다.
학생들에게는 항상 교사의 손길이 필요하다. 기본생활 및 교우관계에서 발생되는 생활지도, 부적응 학습태도 및 부진학습 보충지도, 각종 특기적성 계발을 위한 특별지도, 교내외 행사 참여 지도 등 정규 수업시간 이외에도 학생들과의 만남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 학생과 교사는 교육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필요할 때 학생들을 방과후에 만나려 하지만 정규수업만 끝나면 학생들은 학원에 가야한다. 교문주변에는 이미 많은 차량들이 학생들을 기다린다. 붙잡을 수가 없다.
학부모들은 사교육의 유혹(?)때문에 자녀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 주면서까지 많은 과외공부를 시킨다. 그러지 않으면 내 아이만 뒤떨어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한다. 특기교육은 물론 교과학습까지도 선수학습을 받게 한다. 사교육비가 연간 30조여 원에 달한다고 하니 가히 사교육의 천국(?)이다. 이제는 일부 기초지자체에서까지 선발된 소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숙형사교육기관을 만들어 지식 중심의 과외공부를 시키겠다고 한다. 수십 년 전 사라진 교육사조가 환생하는 것 같다.
하루의 마지막 학원공부를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온다. 학교에서 예닐곱 시간, 학원에서 서너 시간, 컴퓨터 보기 한두 시간 마음껏 친구들과 뛰어놀 시간이 없다. 인스턴트식품을 선호하고, 편식과 잦은 군것질 등으로 과체중 비만인데도 적절한 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극기심이 부족하다. 학생들의 심신은 과부하가 걸려 있다.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소질에 맞지 않은 분야의 학습을 다그친다면 과부하 정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학교는 학생들의 교육 및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 하여야 한다. 공부를 하는 시간, 친구들과 노는 시간, 특기적성 신장을 위한 학습시간, 교사와의 상담 및 개별화 교육 시간, 학생들의 독서 및 컴퓨터 활용 시간 등을 충분히 확보해 줘야 한다. 정규수업 시간을 마친 학생들이 자유롭게 머물 수 있도록 사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 줘야 한다. 정규수업이 끝나도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학교가 사교육의 광풍을 미풍으로 변화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