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ㆍ중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모르는 국회의원들이 교감을 폐지하려는 법안을 발의하여 심의를 하고 있다니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힘이 실려 있는 고등교육법은 손도 못 대면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초ㆍ중등교육법은 심심하면 일부개정이라는 형식으로 만신창이가 되도록 뜯어 고치고 있어 초ㆍ중등교원들의 사기를 팍팍 꺾어 놓고 있으니 과연 어느 나라 국회의원들인지 묻고 싶다.
국민의 정부시절 단번에 3년의 정년단축을 감행하더니 공모제라는 미명아래 무자격자를 교장으로 임명하는 것도 성이 차지 않는지 이제는 교감마저 폐지하려는 법률안을 발의하여 심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가차서 말이 안나온다. 그런 의원님들에게 단 하루만이라도 학교현장에 와서 1일 교감업무를 해보고 양심적으로 마음의 결정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교감 자리는 수업 안하고 앉아서 편히 쉬는 자리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교감자리에 앉은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나중에 교장하려고 교감하지 교장 할 희망이 없으면 교감은 안한다고?” 중간관리자로서 위 아래로 샌드위치가 되어 하는 일도 너무 많지만 심적인 고충이 가장 많은 자리가 교감자리이다.
일반 행정에서의 부지사, 부시장, 부 군수 등은 왜 그냥 두고 교원의 인사 관련업무, 학사업무, 교육과정 및 행사업무추진, 교내장학, 교원의 연가, 병가, 출장 등으로 발생하는 보충수업관리 공문서관리, 교무업무시스템관리, 교육행정정보업무시스템, 학생안전관리 등 업무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데 교감자리를 갑자기 없애면 학교의 교육과정운영은 엉망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말이다.
교감 폐지법안은 이번 임시국회통과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하니 다행이나 이런 발상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논의된다는 자체를 바라보는 학교현장의 교원들 사기는 봄눈 녹듯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교감자리를 없애서 우리나라 예산이 얼마나 절감되고 학교교육이 얼마나 더 잘될지 경제 논리로만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해 질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새 정부가 들어서는 마당에 제발 교육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교원의 사기 떨어지는 소리는 안했으면 하는 것이 현장교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었으면 한다. 작은 나라에서 기초의원, 광역의원, 국회의원까지 두면서 무보수 봉사 직으로 출발한 의원님들의 세비를 깎아서 열악한 학교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백번 옳은 일이라고 박수를 받을 것이다. 우리의 희망이요 미래인 2세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교원의 사기진작이 진정 나라를 위하는 길임을 알고 의원님들의 자성(自省)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