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가 지났다. 이제 봄이 왔나 싶더니 며칠 전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그러나 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계절은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오늘 저녁, 늘 산책하던 저수지를 걷다보니 몸이 금방 더워지고 이마엔 땀이 흐른다.
때마침 버들강아지도 눈을 떴다. 버들강아지를 보면 귀여운 강아지의 보들보들한 꼬리가 떠오른다. 또 나도 모르게 동요를 흥얼거리게 된다.
버들강아지 눈 떴다.
봄 아가씨 오신다.
연지 찍고 곤지 찍고
봄 아가씨 오신다.
왜 봄을 아가씨에 비유했을까? 봄 아저씨...? 남성에 비유하니 어색하기만 하다. 봄은 여성의 계절 아닐까? 그러고 보니 여학교에 근무할 때 조병화의 시 '해마다 봄이 되면'을 가르치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여학생들과 시를 암송할 때 '봄은 피어나는 가슴'에서 여학생들은 얼굴이 붉어지고 해맑은 미소를 지었었다.
바로 그 시에서 조병화 시인은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을 기억한다.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항상 봄처럼 새로와라.
3월의 문턱에서 버들강아지를 보며 동요를 불러보고 시 한 수를 떠올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