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어떤 모임이 있어 갔었는데 오고가는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귀가 번쩍 띄게 된다.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학부모들의 생각이 어떠하며, 학생들이 선생님에 대한 생각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니 나에게는 좋다.
함께 했던 분 중의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기 언니의 아들이 중학생인데 어느 날 저녁식사 시간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어머니는 전화를 받고서 애에게 전화를 받으라고 하니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는데요.”라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이유인즉 지금은 저녁식사를 하는 시간인데 왜 내가 전화를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전 이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저녁식사를 하는 시간이든 그 어떤 중요한 시간이라도 만사를 제쳐놓고 전화를 받아야 할 것 아닌가? 식사시간이 그렇게 중요한가? 자기의 학력향상과 인성을 위해 책임지고 지도하시는 선생님이신데 어찌 감히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고 학생들이 선생님에 대한 태도가 너무 삐뚤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옛날에는 어디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한 번 받아본 적이 있는가?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면 벌떡 일어나 차례 자세로 정중하게 전화를 받았을 것인데 자기 입에 들어가는 밥 때문에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외면하는 학생이 어떤 학생인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한 번 얼굴이라도 보면 혼쭐을 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버릇없이 자라서 앞으로 무엇이 될까?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는 학생이 자라서 다음에 어떤 사람이 될까?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자기 부모는 우습게 생각하지 않을까? 자기의 유익 앞에는 선생님도 필요 없고 부모도 필요 없다는 식의 행동으로 비쳐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곁에 전화를 받은 어머니께서는 그 학생의 하는 행동에 대해 그 자리에서 혼을 내어주어야 할 것인데 자기애가 하는 행동이 당연한 것처럼 예사로이 보아 넘기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게 된다. 그 학생에 그 어머니라 할까? 애의 생각이 잘못되어 있고 행동이 옳지 않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잡아주는 것이 어머니의 바른 자세 아닐까?
아무리 세대가 바뀌었다 해도 바뀌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게 바로 기본예절 아닌가? 선생님에 대한 예절은 학생들이 가져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는 학생, 선생님을 선생님답게 대접하지 않는 학생,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는 학생, 선생님을 귀중히 여기지 않는 학생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설사 그 학생이 공부를 잘해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손 치더라도 사람이 되어 있지 않으니 그 사람이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는 어찌 되겠는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의 사람이 다른 분들에게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칠 수가 있겠는가?
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해 집에 전화까지 해 가면서 교육을 시키려고 하는데 학생들은 게가 옆으로 가듯 빗나가기만 해서야 어찌 바른 교육을 기대할 수 있을까? 공부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공부, 공부, 공부만 강조하지 말고 사람, 사람, 사람 되도록 교육 좀 시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