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여야 우리 아이들이 미래사회에서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 돈을 많이 물려줄 것인가, 아니면 지식을 물려 줄 것인가?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모는 어려서부터 자녀에게 일에 대한 올바른 인식, 건전한 직업관, 평등한 성 역할 등을 모범을 통해 가르쳐야 할 것이다. 손에 기름 때 묻히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실생활의 일부가 되고, 다양한 직업 세계를 들여다 보면서 자기의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찾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21세기 지식 정보 사회에 대처하고 국제 사회에서 경쟁하려면 학교가 올바른 가치관으로 국제적 안목과 미래 지향적인 능력을 갖춘 인력을 길러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학교에서 진로 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어야 하는데, 이런 관점에서 학교 진로교육을 바라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점이 많다. 학교교육이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발견하고 육성하며, 일과 직업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적극적인 가치관 및 태도를 제대로 형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
국가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학교 교육이 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력의 균형적 발전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능력있는 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학자들은 이런 진로교육의 부재 원인을 대학 입시 제도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청소년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학업 성적이며, 학업 성적이 좋아야 내신 등급을 좋게 받고, 수학 능력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이미 학생의 모든 활동은 입시 준비로 한정지어 활동한다. 우리 나라는 대학 졸업자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주기 때문에 대학 입학이 곧 출세의 길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신의 형편과 능력은 생각지 않고 무리하게 대학에 진학하려 한다. 그러다보니, 학생의 적성이나 취미를 고려해서 전공을 선택하기보다는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과열된 입시 중심교육으로는 학교나 가정에서 정상적인 진로 지도를 수행할 수 없다. 그 뿐만 아니라 진학할 수 없거나, 취업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 대한 진로 지도는 사실상 방치된다. 한 마디로 과열된 입시 경쟁 때문에 학교의 진로 교육과 진로 지도 활동이 왜곡되고 그 기능이 마비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곡된 진로 교육을 가져 온 이유는 결국 ‘후진국형 사회 구조’에 있다. 학벌, 지연, 인맥 중심으로 돌아가는 전근대적 사회 시스템이 가져 온 부정적인 가치관이 어린 학생들에게 유입되어 이기주의, 개인주의 성향과 요령 위주의 편법주의 사고 방식을 갖도록 하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루 빨리 한국 사회에도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주어지고 명문 학벌보다는 실력, 인품, 경험, 원칙이 존중되는 ‘선진국형 사회 시스템’이 정착되기를 기대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