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3월이 제일 힘든다. 3월이 후딱 지나가 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다. 부장을 맡은 선생님은 더욱 그렇다. 옛날처럼 부장을 하고 싶어서 하는 선생님은 몰라도 억지로 떠밀려 맡은 부장선생님은 더욱 힘들 것 아니겠는가?
또 몇 년 경험이 있는 부장선생님은 덜하겠지만 처음 시작하는 새내기 부장선생님이나 1,2년밖에 되지 않은 부장선생님은 더욱 힘들어하고 어려워한다. 어떤 부장선생님은 너무 바쁘고 힘이 드니 감기 몸살이 나고 그렇다고 학년초에 쉴 수도 없고 약을 먹으니 몽롱한 상태에서 수업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다고 한다.
좋은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을 만난 부장선생님들은 그래도 좀 적응하기가 낫고 일하기가 편하다. 관리자가 선생님들의 어려운 마음을 잘 읽고 격려하며 위로하면서 따뜻하게 대해 주면 그래도 그럭저럭 잘 참아낼 수가 있다. 하지만 의욕만 앞설 뿐 인정미가 떨어지는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을 만난 부장선생님들은 더욱 힘들어할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당황해할 때도 있고 나아가 황당해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 어느 부장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메일을 받았다. "월요일과 목요일에 부장회의를 합니다. 부장경력이 1년밖에 없으니 어떤 모습이 일반적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왕이면 행정실에서 차도 한 잔씩 줘서 앞에 두고 또 기왕이면 힘든 3월에 서로 고생한다는 얘기로 시작하면 좋겠던데 이게 웬 난리인가 모르겠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학년 초기에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께서 자기가 맡은 업무로 인해 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긴장을 하고 있으니 사소한 행동에까지 민감한 반응을 하게 되고 민감한 반응에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오늘 아침에는 '3월은 조심하는 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선생님들은 행동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말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생님, 학생 할 것 없이 말도 조심, 행동도 조심해야 하겠다.
교장, 교감선생님께서는 부장선생님이나 여러 선생님에게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고 여러 부장선생님이나 선생님들은 관리자에게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 또 선생님들은 각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말과 행동을 조심스럽게 해야겠다.
사소한 행동에 과민반응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나를 위한 행동이 아닌데도 나를 향하는 행동으로 오해하면 그 때부터 문제는 커지게 된다. 또 사소한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말도 그렇다. 남이 나에게 어떤 불쾌한 행동을 한다손 치더라도 지혜롭게 듣기 좋은 말로 아름답게 꾸며서 했으면 좋을 것 같다. 관리자가 선생님에게 똑같은 말이라도 모양 나게 해야 할 것 같다. 모양 안 나게 천박하게 하면 그 말이 자기에게로 되돌아올 것 아닌가?
선생님들은 모두가 똑똑하기 때문에 교장,교감선생님들은 우회적으로 표현을 해도 뜻이 더 잘 전달되도록 하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성격상 말이 너무 직설적이다 보면 상대방에게 상처만 주게 되고 의욕만 꺾고 마는 결과를 초래하니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내 뱉은 말은 담을 수 없기에 함부로 내뱉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들께서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말하는 것조차 부담이 되고 겁이 난다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러니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그릇이 준비되었으면 한다. 넓은 아량의 자기해석이 있으면 사소한 말에, 사소한 행동에 과민반응은 사라질 것이고 말과 행동에 대한 부담도 적어질 것 아니겠는가? 3월을 조심하는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