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학교 두분의 선생님이 정년퇴임을 하는 날이다. 그동안 연마한 축하송을 연주하실 선생님들은 흰블라우스 검정치마를 흰외셔츠에 검정바지를 입고 출근을 하셧다. 아직 가사를 못외운분을 위해 악보도 준비 한다하니 더욱 걱정될 건 없다 글자 크기도 배려하여야 할텐데..노래가 중요한게 아니라 참여가 중요하다고 음악선생님은 강조했었다.
두분의 그 빈가슴을 이것말고 채워드릴께 뭐없을까? 두분은 특히 10년전 다른 학교에서 모셨던 분이라 . 많은 추억도 있었고 그분들의 발자취도 감사한 마음도 남다르다. 그러던 중 음악 연주 중에 있을 송별사 원고를 연주회 기획선생님이 나를향해 부탁하는 것이다. 안그래도 고민 중인데 바로 그러겠다고 내가 하겠다고 답하였다. '기대한다'고 는 눈빛들이 부딪혀 온다. 그러나 이를 때 대처방안은 진솔함을 나타내는것 외에는 없다. 자리에 돌아놔 단숨에 드리고 싶은 말을 원고에 실었다. 그러나 허전하다 언어는 마음을 다 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나절 영남의 알프스인 배내골에 준비된 퇴임 연찬회에서 울려 퍼질 '그리움'이다.
-그리움-
여기! 오직 교직을 위해 정열을 불태우다 명예로움을 맞이한 두 분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마치 정상에 올라 구름과 나란히 서서 발밑에 펼쳐지는 산들을 바라보시는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RM릴케는 ‘지나가버린 생활을 즐기는 것은 인생을 두 번 사는 것이다. 추억을 살리기 위해서 사람은 먼저 나이를 먹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테의 수기」를 통해 고백한 사실이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위로를 받으러 하나 자꾸 눈이 따가워 옴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기나긴 세월의 교단생활 중 한순간도 사명감을 놓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세상이 눈치 챈지 오래입니다. 당신이 가시는 곳곳마다 제자들에게 안전한 배움의 울타리를 만들어 주시어 하루에도 몇 차례나 일탈 하려고 주저하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끈을 잃지 않게 하려고 교사의 위치보다는 차라리 부모의 입장에 서셨습니다. 따뜻한 타이름이 약할 때는 더욱 진한 사랑이란 처방으로 이끌어 주시고는 숨어서 가슴 아려하시던 모습이 아른거려 옵니다.
또한 저희 후배들에게는 귀감이 되어 주셨습니다. 진정한 리드란 어떤 위치에서든지 모두가 자기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리드의 카리스마정신을 보여주셨고 성실과 청렴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몸소 실천하심에서 저희의 모델이 되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교단을 이끌어갈 때, 이제 저희는 어디서 배워 나가야 할지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함께하였기에 교직생활이 보람되었고 함께 하였기에 행복했던 감사함은 하늘만큼이나 큽니다. 교무실에서 운동장에서 친목이란 이름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솔선 하시어 저희들 힘들까봐 더 많이 발걸음 뛰시고 배려 하셨습니다. 어느 날은 친목회를 이끌면서 주방까지 뛰어 드시어 먹거리를 직접 장만하시며 동료들에게 사랑의 표현을 거침없이 하시던 그 아련한 추억들은 저희 모두의 영상에 아름다운 영상으로 저장되었습니다. 바라 옵건데 저희 철없는 후배들로 인해 혹시 상심한 일은 없으셨는지요?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일일이 용서하여 주시고 아름다운 추억만 간직하여 주십시오.
그동안 두 분의 선배님은 교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성공한 삶을 사셨습니다. 이젠 선배님들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이끌어주십시오. 스스로에게 보상도 하시고 건강도 챙겨보아 주십시오. 비록 정년이란 이유로 교단을 떠나시더라도 이 끈끈한 정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끔은 허락해 주십시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어디에 계시던 평소처럼 넉넉한 웃음 잊지 마시고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가시는 두 분의 선배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