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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말에 대한 자기 훈련을 쌓아야

선생님은 참 힘들다. 왜냐하면 교과, 인성, 청소지도 등 각종 지도를 통해 그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상처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체벌로 몸에 상처를 주어서도 안 되고, 말로 인한 상처를 주어서도 안 되고, 말이나 행동으로 인한 모욕감을 주어서도 안 되고,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도 안 되고, 인격에 흠을 내어서도 안 되고, 비난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조금만 언짢은 소리를 해도 듣기 싫은 하는 세상인데, 좋은 소리만 들으면서 자라온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선생님으로부터 쓴 소리는 듣기 좋아하겠는가? 쓴 소리를 듣기 싫어하다 보니 선생님이 나무랄 때 선생님의 흠집내기에 골몰하게 되고, 선생님이 나에게 잘못하는 말이 없나, 잘못하는 행동이 없나 하면서 선생님의 단점만 자꾸만 찾으려고 하고, 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쓴 소리를 약으로 삼으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그게 독인 양, 자기를 해롭게 하는 것인 양 그것으로 문제를 삼으려고 하니 참 힘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도 소신껏 하지 못하고 학생들의 민감한 반응부터 먼저 살펴보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혹시나 말실수로 인해 학생이 마음 상하지 않았는지, 나도 모르게 상처주는 말, 모욕주는 말을 하지 않았는지부터 살펴보는 처지이다 보니 보통 힘든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던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학생들에게 모욕, 상처를 주는 말인지 아닌지에 대한 머릿속 그림그리기가 먼저 되어야 할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절제되지 못한 말, 정제되지 못한 말이 밖으로 나와 모욕을 주고 상처를 주어 평생 잊혀지지 않고 머릿속에 맴도는 상흔을 남겨둔다면 그건 선생님으로서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자존심 상하는 말을 했다면 그게 상처가 될 것이고, 인격에 흠을 내는 말을 했다면 그것도 상처가 될 것이고, 잘못을 지적하되 불쾌감을 주었다면 그것도 상처가 될 것이니 상처 되는 말은 아예 삼가는 것이 상책이다.

학생들 중에는 도저히 말을 듣지 않고 마음을 아프게 하고 성질나게 하는 학생들이 있어도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분노하는 말의 칼을 뽑아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마음을 찌르는 공격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마음에 상처를 내는 말의 칼은 무딜수록 좋다. 학생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인격에 흠을 내는 말의 칼은 아예 없는 게 좋다. 선생님이 말로써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으면 학생들은 상처투성이로 남을 수밖에 없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끼리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고 인격에 흠을 내지 못하도록 막는 말의 칼집이다. 학생들이 말의 칼 노릇을 해도 선생님은 말의 칼집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마음대로 말의 칼을 휘두르고자 할 때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방패막이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친구들에게 마음대로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인격에 흠집을 내려고 할 때 그렇게 못하도록 보호막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별(star)이 되도록 해야지 학생들에게 마음속에 굳어있는 상처(scar)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t가 c로 바뀌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말에 대한 조심이 극도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에 대한 연습 즉 자기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말에 대한 절제도 필요하고 말에 대한 자기 조절도 필요하다. 비방하는 말, 상처주는 말 대신에 힘이 되는 말, 용기가 되는 말, 격려가 되는 말, 도움이 되는 말, 부드러운 말, 칭찬하는 말을 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우리 선생님들은 칭찬과 조언으로 조화를 이루는 전문가이기에 말 훈련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게 하기 위해, 학생들이 스타가 되게 하기 위해 말에 대한 자기 훈련이 있어야 한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말에 대한 훈련을 쌓아 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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