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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우리는 학생을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8월 31일, 무슨 날일까? 중학교 3학년이라면 금방 알 것이다. 고입 내신 성적으로 봉사활동을 마감하는 날이다. 중학교 3개년 과정에서 총 60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내신점수 20점이 나오는 것이다.

아마도 어느 정도 공부를 한 학생이거나 자녀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는 3학년 1학기나 여름방학 때 60시간을 다 채워 놓았다. 그러나 학생이 학업에 관심이 없고 부모가 사는데 급급해 자녀교육에 소홀히 하였을 경우, 30시간이 고작이다. 학교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공통으로 주어진 시간만 갖고 있는 것이다.

교육여건이 열악한 학교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의욕이 부족하다. 귀차니즘에 빠져 매사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 공부도 못하는데 봉사시간도 채우지 못해 30시간 14점에 그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이들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교육포기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3학년 담임과  봉사학습부장이 힘을 합친다. 8월 30일(토)과 31일(일),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 4시간, 화성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 8시간을 준비하였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하여 무려 12시간을 채워 주려는 것이다. 선생님들의 뜻이 갸륵하다.

반강제적으로 유인해 토요일 72명, 일요일은 54명을 모았다. 실제 얼마나 참여했을까? 토요일 47명(65%), 일요일 14명(26%)이 모였다. 서호사랑엔 선생님 13분과 학부모봉사단 2분,  화성사랑엔 선생님 3분, 학부모봉사단 3분이 봉사를 하였다. 담당부장이 한마디 한다.  "교장선생님, 쟤네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성공한 거예요." 신청만 하고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에 비하면 양반이라는 것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내신성적을 올리려고, 봉사시간 부족으로 내신 성적이 깎이는 것이 안타까와 하건만 정작 학생 본인은 태연하다. 전화로 학부모에게 연락을 하여 협조를 구하려던 모 학급 담임은 어이 없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학부모 왈, "우리 아이는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좋겠어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물론 극히 일부의 학부모지만 정말 해도 너무했다. 학부모와 선생님의 마음이 이렇게 달라서는 교육이 성공할 수 없다. 학교 교육에 협조는 못할 망정,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미성숙한 학생을 학교와 가정이 힘을 합쳐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토요일과 일요일 학생들을 지도하여 준 선생님과 학부모봉사단원이 고맙기만 하다. 학교에서는 체험학습 교재와 김밥을, 학부모봉사단원은 식수와 간식을 제공하였다. 이게 바로 교육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점심을 제공하고 학생을 지도하고 봉사시간을 채워주어 고입진학에 지장이 없도록 하려는 것이다.

학교 교육에 냉소적이거나 선생님을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국민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이게 바로 선생님의 진정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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