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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공기업 민영화, 학교는 영향 없을까?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산고 끝에 마침내 윤곽을 드러냈다. 1단계 방안은 41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2개는 통폐합하고 27개는 민영화하며 12개는 구조조정 형태로 수술하는 등 주로 기능조정에 초점을 맞췄고, 2단계는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국내 공항 중 최대 3곳을 민영화하고 산업진흥과 R&D 관리를 맡고 있는 각종 진흥원과 연구소 등 29개 기관을 13개로 축소하며 3개 기관을 폐지하고 7개 기관은 기능이 대폭 축소되는 등 주로 조직 통합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수도․전기․가스․의료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분야는 임기 내에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천명했지만,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돗물의 민영화, 민간 위탁이 거론되는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분야에 대한 민영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방만한 경영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지만 반대 측은 공기업 민영화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와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전기․수도 등이 민영화나 아니면 민영화에 준하는 수준으로 바뀐다고 가정할 경우, 정부는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국민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입장은 그렇지 않다.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요금이 상승될 수밖에 없어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家計)에 주름이 깊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기․수도․가스 등은 생필품이나 다름없기에 가격이 오른다고 사용량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품목에 대한 민영화는 교육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학교는 전기․수도의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한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전기 요금은 대략 학교 공공요금의 46%를 차지하고 있어 지금도 학교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수업환경 개선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특기적성교육․방과후학교 운영 등으로 전기 사용량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미 매년 15%이상 증가하는 전기사용량으로 인해 학교마다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재도 교육용 전기요금의 판매단가는 89원(2005년 기준)으로 주택용(110.82원), 일반용(95.24원)에 이어 비싼 것으로 나타나 학교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판매 단가가 산업용, 농사용 등에 비해 비싸다보니 사용량에 비해 기본요금이 높게 책정된 점도 학교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보니 비싼 전기료로 인해 냉․난방시설을 가동하지 못하거나 컴퓨터 등 교육기자재 이용을 제한하는 등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위축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사정은 수돗물도 마찬가지다. 각급 학교에 공급되는 수돗물은 전기와는 달리 교육용이 없고 업무용이나 일반용으로 취급된다. 그러다보니 수돗물 요금이 학교 공과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대부분 식수나 청소 등 꼭 필요한 곳에 쓰기에 인위적으로 사용량을 줄일 수도 없고 오염이 의심되는 지하수를 사용하기도 쉽지 않다. 더군다나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더운 날씨가 늘어남에 따라 물 사용량도 증가하여 그에 따른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를 통하여 작은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공기업 민영화가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설명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추진 과정에서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하여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그 부작용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열악한 재정으로 인하여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 학교의 사정을 감안하여 전기나 수도 요금이 인상되는 일만큼은 없어야 할 것이며 오히려 이들 요금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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