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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독서의 계절에 책 읽지 말자!

이제 가을임에 틀림없다. 소매 짧은 옷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긴 소매가 짧은 소매보다 더 그립다. 밖을 내다보면 들과 넓은 잔디 마당에는 푸른빛보다 황금빛이 더 많다. 황금빛이 온 들을 물들인다. 황금 같은 보배로운 가을이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게 독서이다. 그래서 예부터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한다. 가을이 되면 풍성한 독서에 관한 글거리라 쏟아진다.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있다.

예부터 지금까지 들려오는 독서에 관한 좋은 말이 많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그 집안이 잘 되려면 세 가지 소리가 담장 밖으로 흘러나와야 하는데 글 읽는 소리가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다듬이소리이며, 세 번째는 웃음소리이다.’
집안이 잘 되려면 담장 밖으로 흘러나와야 하는 소리의 첫 번째가 글 읽는 소리다. 책 읽는 소리다. 독서하는 소리다. 독서가 집안이 잘 되게 한다. 독서가 자기를 잘 되게 한다. 독서가 자기를 행복하게 한다. 독서가 자기를 만족하게 한다. 독서가 자기를 가치 있게 만든다.

그래도 학생들이 하도 책을 읽지 않으니 어떤 학교에서는 역설적으로 ‘책을 읽지 말자’라는 제목으로 게시판에 크게 글을 써놓기도 한다. 지난 목요일 한 학교를 방문하였다. 그 학교 교장선생님께서 교문 입구 게시판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하도 책을 읽지 않아 ‘책을 읽지 말자’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고 했다. 시간이 없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마지막에 보니 노숙자의 삶을 만족해하려면 책을 읽지 말자. 노숙자의 삶으로 행복해하려면 책을 읽지 말자로 끝을 맺고 있었다.

학생들이 해라, 해라 하면 안 하는 버릇이 있기에 반대로 하지 마라, 하지 마라 하면 할 것 같아 역설적으로 제목을 붙여 놓은 것 같았다. 큰 글로, 붉은 글로 ‘책을 읽지 말자’라고 했으니 학생들은 눈이 번쩍 뜨였을 것이고 무슨 내용인가 관심을 가졌을 것이고 아하 내가 노숙자의 삶을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될 것이고 노숙자의 삶으로 내가 만족해하고 행복해할 수 없기에 책을 읽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을 것 아닌가 하는 교장선생님의 의도가 엿보였다.

참 아름다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발한 발상이었다. 역설적이면서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참신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책을 읽혀야겠다는 교장선생님의 의지가 돋보였다.

가을의 계절은 분명 독서의 계절이다. 가을의 계절은 가장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이 좋은 가을의 계절에 학교에서 책 읽는 소리가 담장 밖으로 흘러 나와야 한다. 글 읽는 소리가 담장 밖으로 흘러나오면 그 학생들은 분명 장래가 밝을 것이다. 가정이 잘 되고, 자기도 잘 될 것이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책 읽는 소리가 흘러 나와야 한다. 도서관에서도 책 읽는 소리가 흘러 나와야 한다. 책 읽는 것은 웃음을 피우게 하는 행복한 삶의 시작이다. 책 읽는 것은 다듬이질하는 것과 같은 부지런한 삶의 표출이다. 책 읽는 삶은 미래를 보장하는 보증수표다.

요즘 학생들은 자율성을 좋아한다. 요즘 학생들은 강제를 좋아하지 않는다. 강제적 독서보다 자발적 독서가 좋다. 자발적 독서가 잘 되지 않는 학생들은 왜 선조들이 가을에 책 읽기를 좋아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는 강제적 독서보다 자율적 독서, 자발적 독서, 능동적 독서로 나아가야 한다.

풍요롭고 향기로운 독서의 계절, 독서로 행복 찾고, 부지런함으로 행복 찾고, 웃음으로 행복 찾아야 한다. 그래야 풍요로운 가을이 될 것이고 그래야 향기로운 가을이 될 것이고 그래야 아름다운 가을이 될 것이다. 독서의 계절에 책을 읽지 말자! 바보가 되려면, 행복을 빼앗기려면, 근면을 잃으려면, 웃음을 잃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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