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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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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책 읽는 분위기 만들어 주어야

가을가뭄이 심했었는데 오랜만에 가을단비가 내려오니 참 좋다. 얼마 전 가까운 저수지에 가 보았더니 가뭄으로 인해 저수지가 많이 말라 있었다. 밭작물은 타들어가고 있었고 물이 그리워지고 있었다. 이런 때에 촉촉한 가을단비가 내려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가을비소리를 들으면서 가을을 생각해 본다. 가을 하면 머리에 떠오르게 독서이고 독서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허균이다. 허균은 유달리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았던가? 문과에 급제하고 유명한 홍길동전을 쓰고 한 밑바탕이 책읽기이었기에 책읽기가 더욱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허균은 봄에는 봄비소리 들으면서 책을 읽고 가을에는 풀벌레소리 들으면서 책을 읽고 겨울에는 흰 눈 내리는 소리 들으면서 책을 읽고 여름에는 만물이 태양열에 끓는 소리 들으면서 책을 읽었으리라. 하루도 쉬지 않고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기후환경을 탓하지 않고 책과 더불어 살았으니 지금까지 유명한 이름이 대대로 이어져 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읽기에는 분위기가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가정의 분위기가 아주 중요하다. 허균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아버지가 책읽기를 좋아하고 누나가 책읽기를 좋아하였으니 허균도 책읽기를 좋아했으리라.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녀들이 책을 많이 읽게 하려면 무엇보다 가정에서 부모님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누나가, 형이 먼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온 가족이 책을 손에서 떼지 않고 책을 읽고 있다면 책을 읽지 않는 자녀는 어떠하겠는가? 보나마나 책을 읽을 것 아니겠는가?

부모님이 책을 읽지 않고 애들에게만 책을 읽게 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애들은 보고서 자란다. 부모가 책을 읽으면 자녀들은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가정에서부터 책을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요즘처럼 이름 모를 갖가지 풀벌레 우는 때 그 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얼마나 좋으랴!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에게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책을 많이 읽는 선생님을 만나면 학생들은 분명 책을 많이 읽는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선생님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 주면 학생들도 따라 책을 많이 읽게 되어 있다.

어떤 학교에서는 사제동행 10분 독서운동을 펼치는 것을 보았다. 이게 바로 독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고 학생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들께서 책을 읽을 때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읽는 것이 참 좋다. 선생님께서 주도적으로 책 읽기에 동참하는 것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 유익이 된다.

학교 시설면에서도 독서 환경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학급문고 활용을 위해서도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 도서관의 환경도 재정비해야 한다. 엊그제 한 중학교를 방문하였다. 도서관이 아주 잘 정비되어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교실 다섯 칸 정도는 되어 보였다. 수업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둘이나 있었다. 앉아서 토론을 할 수 있는 방도 있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확보되어 있었다. 사서선생님도 계셨다.

교장선생님께서 독서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음을 알 수 있었다. 어느 학교보다 도서관이 잘 되어 있었다. 관내 중학교에서 가장 도서관이 커 보였다.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학생들은 책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질 것이다.

독서의 계절에 독서에 관한 여러 행사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독서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가정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 교실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 도서관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을 것다.

한 학교에서는 ‘불을 밝혀라’고 하면서 매주 학교 주변에 살고 있는 학부모님들과 주민들이 학교 도서관에 와서 학생들과 함께 불을 밝혀 놓고 책을 읽는다고  하였다. 이것 또한 책을 읽게 하는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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