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가 선생님들에게는 너무 귀한 시간이다. 피곤에 찌들려 푹 쉬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선생님들에게도 놀토마다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도 배려함의 한 차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니 하루라도 빨리 놀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오전에 볼 일을 보고도 여유가 있으니 참 좋다. 책에 대한 글을 메모해 볼 수 있으니 좋다. 사람들은 예부터 책의 많음을 자랑한다. 한우충동(汗牛充棟)할 만큼 책일 많다고 자랑한다. 책이 얼마나 많기에 책을 수레에 실으면 소가 땀을 흘릴 정도이겠는가? 또 책이 얼마나 많기에 방 안에 쌓으면 들보에 닿을 정도이겠는가?
웬만한 집에는 책이 한우충동(汗牛充棟)할 만큼 책이 많이 있음을 보게 된다. 책이 많은 것은 분명 좋다. 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책을 많이 읽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 자랑하지 말고 책 자랑하라고 하지 않는가? 돈 많은 것 부러워 말고 책 많은 것 부러워하라고 한다. 책 속에는 부가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부를 지키는 것도 다 들어 있고 부를 생산하는 것도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이 많다고 자랑할 것은 아니다. 책이 아무리 많아도 그것을 읽지 않았으면 나하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내가 읽지 않은 책이 천정에 닿을 만큼 책이 많다 하더라도 아무 쓸모없는 책이 되고 많다. 이런 책은 아무리 많아도 장식용밖에 되지 않는다. 서재실을 꾸며주는 악세사리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니 책 많은 것 자랑하지 말고 책 읽은 것 자랑해야 한다. 내 방에 꽂혀 있는 책이 내가 다 읽은 책이면 그건 몇 권이 10권이든 20권이든 자랑할 만하다. 그렇지 않으면 한우충동(汗牛充棟)할 만큼 책이 많다 해도 자랑해서는 안 된다. 악세사리에 불과한 책 많으면 뭐하나? 그것 이사할 때 버려야 할 쓰레기밖에 되지 않는다.
책을 사되 내가 읽을 책만 사야 한다. 책을 사주되 애한테 물어보고 사줘야 한다. 부모님은 욕심이 많아 이런 책 읽었으면 하고 책을 사주기도 하지만 책을 사 주었으면 반드시 다 읽고 나서 다음 책을 사줘야 책 사준 보람이 있다.
돈으로 과자 사주면 이가 상한다고 책을 읽으리라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사주는 것이 낫겠지만 책을 읽는 과정을 지켜보지 않고 확인하지 않으면 읽지 않을 책보다는 차라리 배고플 때 과자 사주는 것보다 못하는 꼴이 되고 만다. 그래서 책을 사주면 반드시 그 책을 함께 읽든지 아니면 책을 읽게 해서 확인을 하든지 하는 확인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후 다음 책을 사주어야 한다.
옆집 친구의 책이 나보다 훨씬 많은 것 부러워하지 말고 옆집 친구가 나보다 책을 많이 읽은 것 부러워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하나하나 쌓인 것이 천장에 닿을 만하면 그 때는 한우충동(汗牛充棟)할 만큼 책을 많다고 친구에게 자랑해도 된다. 책을 소개해 줘도 된다. 그렇지 않으면 책 많은 것 자랑해서는 안 된다.
읽혀지지 않은 책은 서점에 가면 엄청 많이 있다. 도서관에 가도 너무나 많다. 그런 것 자랑하지 말고 내가 읽어야 할 책을 한 권씩 한 권씩 읽도록 하면 어떨까? 하학상달(下學上達)하자. 낮고 쉬운 것부터 읽고 배워나가자. 그런 뒤에 깊고 어려운 것 깨달음에 나아가야 한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를 자랑해야 한다. 한우충동(汗牛充棟)을 자랑해서는 안 된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 분량의 책을 읽으라고 하는 말을 귀담아 듣고 그렇게 되게 해야 한다. 그것 어려운 것 아니다.
옛날 수레는 요즘 트럭처럼 책을 많이 실을 수가 없다. 그리고 옛날의 책은 수제품이라 책이 아주 두껍다. 100권만 해도 한 수레에 가득 찰 것이고 소가 끌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읽은 책의 수가 적어도 500권만 되면 한우충동(汗牛充棟)할 만큼 책이 많다고 자랑해도 괜찮을 것이다.// 독서의 계절에 책 읽지 말자! 책을 나에게 아무런 유익을 주지 않고 오직 집안을 꾸미는 장식품으로만 여긴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