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의 ‘권학(勸學)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學如不及 猶恐失之 (학여불급 유공실지)”라는 말이다. 이 말은 공자께서 하신 말씀인데 ”배움은 따라가지 못할 듯이 하고 오히려 때를 잃을까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이 짧은 문장에는 의미심장한 깊은 뜻이 담겨져 있음을 보게 된다. 이 문장의 앞부분에는 학문하는 자세, 즉 배우는 자세가 어떠해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으며, 뒷부분은 학문의 때와 복습과 반복학습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고 있다.
‘學如不及 (학여불급)’이란 ‘학문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如)’는 뜻인데 이 구절 속에는 배울 때 겸손의 자세를 가져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조금 아는 것 가지고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은 교만에 넘치는 말이다. ‘學如不及 (학여불급)’자세가 아니다.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아는 자는 있을 수 없다. 공자께서도 이 사실을 알고 배움이란 언제나 아직 미치지 못한 것 같은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늘 쫓아가는 심정으로 배우라는 것이다. 공부하는 이가 늘 자신의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면서 정진하도록 한 말이 ‘學如不及 (학여불급)’이다.
배우는 학생이 아는 체, 똑똑한 체하면 학문에 진전이 있을 수 없다. 그러니 우리 부모님들은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배움에는 끝이 없음을 알도록,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도록 독려하고 훈계해야 한다. 주마가편(走馬加鞭)식으로 꾸준히 학문을 연마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학문을 연마하는 것은 마치 달아나는 사람을 뒤쫓되 늘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 끈질긴 노력을 거듭해도 학문의 오묘한 진리에 도달하기가 어려움을 알고 더욱 분발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게 ‘學如不及 (학여불급)’이 주는 교훈이다.
나는 항상 2% 부족, 5% 부족, 아니 10% 부족, 20% 부족, 더 나아가 나는 50% 부족, 99% 부족함을 느낄 수 있어야 배움이 올바로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자기의 부족함을 자기 스스로 진단해야 그 다음부터는 노력이 가미될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선생님에게서 배울 것이 없다고 하면서 교실에서 잠을 잔다든지 나는 선생님에게서 더 얻을 것이 없다고 하면서 다른 책을 본다든지 하는 것은 ‘學如不及 (학여불급)’의 자세가 아닌 것이다. 학생들이 배움에 있어 겸손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자기 발전의 지름길임을 다시 한 번 알아야 하겠다.
후반부의 ‘猶恐失之(유공실지)’에서는 학문의 때가 중요함을 알 수가 있다. 공자께서 오히려(猶) 때를 잃을까 두려워해라(恐)고 하셨다. 학문의 때가 참 중요하다. 배움의 때, 학문의 때를 놓치면 평생을 후회하게 된다.
여러 가지 환경으로 인해 배움의 때를 놓치고 늦게야 배우려고 할 때 배움이 잘 되겠는가? 노력은 더 많이 했는데도 발전은 없고 두뇌의 활동은 나이가 든만큼 늦어지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고통스러운 가운데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배움에 임해도 노력만큼 결실이 없으니 얼마나 안타깝겠는가? 그러니 배움의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배움의 때마다 최선을 다해 기초를 잘 다지고 기본을 잘 닦아나가야 할 것이다.
‘猶恐失之(유공실지)’에는 복습의 중요성을 알 수가 있다. 이 말을 잘 음미해 보면 배운 것 잃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복습하라는 뜻이 들어 있다. 모든 학문이 배운 것을 토대로 하나하나 더 쌓아나가는 것인데 이미 배운 것 잃어버리면 더 이상의 쌓음 자체가 불가능할 것 아닌가?
‘猶恐失之(유공실지)’에는 반복학습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배운 것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반복학습하기, 배운 것을 반복해서 익히기, 완전히 익숙하게 될 때까지 반복하기가 거듭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