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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가난과 같은 환경 역이용해야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기가 힘든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이 있다. 주문공(朱文公)이 “가약빈(家若貧)이라도 불가인빈이폐학(不可因貧而廢學)이라 - 집이 만약(若) 가난하더라도 가난으로 인하여 배움을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 폐학(廢學) 즉 배움을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고 격려하고 있다.

한문(漢文)에서 불가(不可)는 ‘할 수 없다’ 즉 ‘can not'의 뜻이 있다. 위의 문장을 ‘아무리 집이 가난하더라도 가난이 배움을 그치게 할 수 없다’로 해석할 수 있다. 가난이 무엇이기에 배움을 그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 가난이 배움을 막아서는 안 된다. 가난이 책 읽기를 금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가난하다고 조금이라도 마음 아파하지 말고 낙심해서는 안 된다. 머뭇거리거나 뒤로 물러서서도 안 된다.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당당하게 생각하면서 배움에 더욱 힘을 가해야 한다.

지금까지 동서고금을 통해 가난을 구차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난을 슬기롭게 잘 극복함으로 배움에 임한 두 사람이 있지 않은가? 진나라의 ‘차윤’과 ‘손강’이라는 분이다. 이 두 분의 공통점이 바로 가난 속에서 살아 왔다. 기름이 없을 불을 켜지 못할 정도였다. 요즘 아무리 가난해도 집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가정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차윤’과 ‘손강’의 가정은 정말 어려웠다.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다. 그래도 그 가난을 구차하게 여기지 않고 가난을 극복해 내는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지 않은가? 50대 이상의 분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가난하게 살아왔지 않은가? 교복 하나를 사면 3년을 입고 다니는 것이 예사고 팔꿈치를 누비고 또 누벼 입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가방의 줄이 떨어져 모심기 줄로 대신해서 갈아 넣기도 하면서 다녀도 조금도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고 당당하게 여기며 살아오지 않았는가?

그러니 가난이 배움에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난과 같은 환경을 오히려 역이용해야 한다. 가난이라는 위기 앞에서 주저않으면 안 된다. 가난의 위기를 넉넉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직 배움에 배움을 더해야 한다. 폐학(廢學) 즉 배움을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讀書는 起家之本이라” 하였다. 독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라고 하였다. 환경이 어려울수록 책을 많이 읽고 많이 배워야 하고 학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더욱 부지런해야 하고 학업에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공자는 낮잠을 자는 재여에게 “후목(朽木)은 불가조야(不可雕也)-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만들 수가 없다”, “분토지장(糞土之牆)은 불가오야(不可圬也)-썩은 흙으로 만든 담장은 손질할 수가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배우는 일에 게으르면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고 훈계하신 말씀을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수업시간에 잠을 청하는 학생들은 공자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또 다른 하고 학교에 와서는 잠을 자는 것은 정상적인 생활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을 가장 귀하게 여길 줄 알고 아무리 피곤해서 잠을 청하는 일은 금해야 한다. 그게 바로 폐학(廢學)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배운 사람은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배우면 학자도 되고 군자도 되고 선비도 되고 명성도 얻고 각계, 각층에서 세상에 드러나고 집안도 든든하게 세울 수가 있다. 이것을 미리 보고 깨달은 분이 바로 주문공(朱文公)이시다. 이분께서는 학자(學者)는 자신에게 보배가 되고( 身之寶), 학자는 세상의 보배(世之珍)라고 하셨다. 배우는 사람은(學者)은 자신에게 보배가 될 뿐 아니라 세상 사람에게도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을 줄 수 있고 빛나게 하는 보배가 된다고 하셨으니 배움에 더욱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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