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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력과 인성은 함께 간다

논어(論語) 안연편에 “君子(군자)는 以文會友(이문회우)하고 以友輔仁(이우보인)이니라”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공자의 뛰어난 제자인 증자(曾子)께서 하신 말씀이다. 이 말은 “군자는 글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을 돕는다”라는 뜻이다.

이 문장을 유심히 살펴보면 한편의 시와 같다. 서로 대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점층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게 된다. 以文의 대구가 以友이고 會友(회우)의 대구가 輔仁(보인)이다. 이 문장 전체의 핵심은 文이고 이 글 전체를 이끌어가는 핵심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文은 무슨 뜻일까? 우선 단순하게 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 즉 배움을 말한다. ‘학문으로써 벗을 모은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하면 글을 배움으로 인해서 친구를 얻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과의 만남이 以文會友(이문회우)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과 학교에서, 교실에서 만나 무엇을 하나 글을 배운다. 글을 배움으로 친구를 얻게 되니 이 또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 귀한 줄 모르다가 뿔뿔이 헤어지게 되면 글로써 얻은 친구들이 생각난다. 죽을 때까지 찾는 것이 글로써 만난 친구이다. 어려울수록 더욱 찾게 되는 것이 글 친구이다. 그러니 글 친구를 얻는 것은 참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글 친구들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하지 않는가? 부담이 없지 않는가?

또 文은 시나 소설, 수필 등 각종 글을 말한다. 시나 소설, 수필 등 각종 글을 쓰는 이들이 모여 함께 함으로 얻은 친구는 정이 오래 간다. 아무리 어려워도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선생님에게서 영향을 받은 제자들은 선생님을 구심점으로 하여 계속 만남이 이어진다. 이런 만남은 행복하고 고상한 만남이라 할 수 있다.

다음 文은 선생님들의 동료장학을 말한다. 내가 가르치는 과목을 어떻게 학생들에게 더 잘 가르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모임으로 얻게 되는 분이 바로 친구가 되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잘 가르치는 선생님, 유능한 선생님이라 할 수 없고 오직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아주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기에 이를 위해 모여 함께 연구하고 토의하는 선생님들이 만나 친분을 쌓아가며 얻는 친구가 참된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학문으로써 친구들을 모으고(얻고) 나면 그 친구들을 통해서 자기의 사람됨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以友輔仁-친구로써 인을 돕는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여기서 仁은 어진 사람 즉 사람됨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학문을 통해 친구를 얻고 그 친구를 통해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보태나가게 된다는 말이다. 글 친구를 통해 어진 마음을 갖게 되고 선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문장 전체를 보면 文이 핵심이 되고 여기에서 友를 얻게 되고 나아가 友를 통해 仁(사람됨)으로 나아감을 보게 된다. 文은 학문이요, 仁은 인성이다. 즉 학문을 통해 친구를 얻게 되고 친구를 얻음으로 바른 인성으로 나아가게 됨을 말하고 있다. 그러니 결국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배움을 통해 친구를 얻고 친구를 통해 더욱 바람직한 인격을 쌓아가게 되니 배움을 등한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학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 글에서 군자란 바른 인성과 알찬 실력을 갖는 자임을 잘 말해 준다. 글을 배운다는 것은 한 가지만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글을 배운다고 실력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알찬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좋은 친구를 얻게 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곁을 떠나지 않는 참된 글 친구를 얻게 된다. 나아가 친구를 얻음으로 자기는 더욱 친구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어진 마음을 갖게 된다. 넓은 마음을 갖게 된다. 모난 성품이 아니라 둥근 성품을 얻게 된다. 나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으로 변화되어진다. 학력과 인성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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