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작년 1월, 한국교육개발원 평생교육센터와 공동으로 '평생학습진흥종합계획'을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종합계획은 평생학습의 기회 확대 및 기반 구축을 위해 향후 5개년 동안 추진해야 할 27개 과제와 100여개 세부 추진방안 등을 담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최근 이 종합계획에 근거, 지난해 평생교육관련 사업현황을 담은 '2002 평생교육백서'를 발간했다. 백서 내용을 통해 우리나라 평생교육의 현황을 살펴봤다.
현대사회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는 학교에 다니는 기간뿐 아니라 평생에 걸쳐 학습을 해야만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정보를 갖출 수 있게 됐다. '평생교육'의 개념이 보다 절실해진 것이다. 최근 OECD 국가를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평생학습과 직업능력개발을 강조해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UNESCO에서는 1960년대 말에 이미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애에 걸친 평생교육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평생학습도시 선정 및 지원
일본의 경우 가께가와시가 1979년 처음으로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한 이후 현재 일본에서 140여개의 평생학습도시가 조성돼 있으며, 영국과 미국, 호주 등 각국에서도 평생학습도시를 확대해가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도 평생교육을 활성화시키기 방안으로 2001년부터 교육부가 평생학습도시 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과 주민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선정된 지역은 교육부로부터 각각 2억원씩을 지원받게 된다.
2001년에는 광명시, 진안군, 유성구가, 2002년에는 제주시, 부천시, 부산 해운대구가 각각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돼 주민들에게 평생학습축제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교육부는 광명시의 지역사회 평생학습 프로그램 활성화 사업, 유성구의 ICT 활용을 통한 평생학습 지역 튜터링 시스템 구축, 진안군의 문해반 운영 및 진안문화 체험학습 프로그램 등을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해 이들이 추진해온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도시 선정과 지원 규모 확대도 모색할 계획이다.
#전문대의 평생교육기능 강화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직업교육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전문대학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1년 말 교육부총리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사람, 지식 그리고 도약'에서는 평생(직업)교육에 대한 전문대의 역할을 크게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전문대학의 역할과 기능 재정립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실업계고 졸업생을 주요 입학생 자원으로 운영했던 대학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교육을 적극 운영하는 기관으로 변모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전문대의 현장중심 직업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화·특성화 재정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2002년 4월, 각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 따라 전문대학 특성화에 1370억원, 실업고 연계교육에 40억원 등 총 1785억원이 지원됐으며 이러한 재정지원은 전문대의 특성화, 산학 협동을 통한 직업교육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 재정지원에 비해 대학의 자체 투자비율이 낮아 앞으로 평생직업교육기관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의 자체 투자가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사 및 학습결과 공인제
평생학습을 담당하는 교육자나 평생학습 결과 인정 등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교교육의 질이 교사에 의해 결정되듯이 평생교육의 질 역시 평생교육 담당자의 전문성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평생교육사는 기획, 분석, 평가, 교수 등을 모두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책무성을 고루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평생교육사의 수요에 맞춘 연수 프로그램 개발도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교육 위주의 전통과 학력위주 사고가 지배적인 우리 사회에서는 평생학습 결과 공인에 대한 필요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평생학습 결과 공인은 현재 평생교육기관에 대한 평가인정을 통해 학력이나 학위를 부여하는 '학점은행제' 형태로 실현되고 있다.
시행 5년째를 맞고 있는 학점은행제는 국가 수준에서 시행되고 있는 평생학습 결과에 대한 평가인정 정책이다. 현재 10차례의 학습과목 평가인정을 거쳐 336개 교육훈련기관에서 8125개 학습과목을 학점은행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1999년 34명에 불과하던 학점은행제 학위수여자(학사 및
전문학사 포함)도 2000년 1020명으로, 2001년에는 2459명, 2002년에는 4450명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금빛평생자원봉사단 운영
사회변화로 인한 교육영역의 확대는 교육분야에서도 자원봉사를 필요로 하게 됐다. 작년 5월 고급 퇴직 인력들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빛평생교육봉사단'이 전국 1500여명 규모로 출발했다. 금빛평생교육봉사단은 퇴직인력 활용과 자원봉사, 평생교육의 3가지 개념이 함께 어우러진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봉사단 선발·배치, 교육 등은 전국 26개 지역평생정보센터에서 맡고 있다. 선발된 봉사단원들은 학교교육 지원, 교육기회 소외자들을 위한 기초교육, 저소득층 자녀 방과후 학습지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특히 금빛봉사단 사업은 단원의 대부분이 퇴직교원이라는 점에서 전문 인력인 이들을 평생교육에 활용하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