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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나의 사랑 서른여섯 꿈나무들아, 잘 있었니?

“선생님, 이것 좀 보세요. 내 팽이 잘 돌아 가죠?”

작년 즐거운 생활 2학기 마지막 단원 ‘즐거운 민속놀이’를 배우며 팽이를 만든 후 돌려보는 즐거운 시간이 있었지? 그 때 너희들이 즐거워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구나! 또 조로 나누어 딱지치기를 하면서 우리 반 딱지 왕을 뽑기도 했지. 우리 조상들이 즐겨했던 민속놀이를 체험하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어.



겨울이 다가오자 우리교실은 더욱 활기찬 하루하루를 엮어 갔었지.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비오톱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던 연못의 가장자리, 연꽃과 각종 수생식물이 자라던 큰 용기에 꽁꽁 언 얼음을 가지고 노는 일이었어. 얼음 깬 것을 들고, 무슨 큰일을 해 내기라도 한 듯, “선생님, 얼음덩어리 보세요. 제가 깨뜨려서 꺼내었어요.” 하는 활기찬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단다. 얼음조각 하나를 들고도 그만큼 의기양양해 할 수 있다는 것은 너희들이 순수무구한 그 자체이기 때문이란 것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어.




사랑하는 우리 1학년 8반 서른여섯 꿈나무들아, 정말 보고 싶구나!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침에 학교에 오면 독서하는 모습이 가장 귀엽고 예뻐 보였단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한 친구들로 인해 교실이 소란해 질 때도 독서에 열중하더구나.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지.

선생님은 방학 동안에 두 가지 연수에 참여했단다. 하나는 미술지도를 잘 하나는 방법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수업으로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는 최고 선생님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선생님보다도 훨씬 더 훌륭하신 선생님들로부터 배우는 기회를 가졌단다. 방학의 대부분의 시간이 연수를 받는 동안 지나가 버렸지만 선생님은 2009년도에는 너희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어.

선생님 이야기만 하였구나. 8살 너희들의 겨울방학은 어떠했니? 눈이 두 번 정도 온 것 같은데 신나는 겨울놀이에 시간가는 줄 몰랐겠구나!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눈이 살포시 앉은 나뭇가지를 잡고 사진도 찍고....눈 온 날 일기장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내용은 갖가지이지만 끝에는 “참, 재미있었다.”로 끝마무리를 했을 것 같구나!

선생님이 너희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서 편지를 썼단다. 편지를 쓰려고 마음먹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너희들의 사진을 찾는 일이었어. 작년에 너희들의 사진을 찍은 것이 줄잡아 5,000장은 넘는 것 같구나! 학급 홈페이지에 사진을 너무 많이 올려서 학교 홈페이지 담당선생님으로부터 사진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받고 사진을 지울 때 얼마나 아쉬웠는지 아니? 학부모님들께 개인적으로 저장을 하시라고 부탁드렸는데 하셨는지 모르겠구나! 너희들의 1학년 모든 활동모습이 다 들어있는 사진이었는데 말야. 그 후로 선생님의 개인 메모리에 사진을 저장했는데 너희들에게 편지를 쓸 때 사진을 한 장 씩 넣어주려고 모두 띄어 보았지. 사진을 보니 더욱 보고 싶어지더구나!



선생님이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편지에 사진을 넣었단다. 한글파일에서 사진 작업을 했기 때문에 편지 한 장을 쓰고 사진을 삽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단다. 한 명 한 명에 맞는 사진을 그 많은 사진 중에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 문제는 사진을 넣은 뒤에 더 좋은 사진이 발견되면 다시 고치는 일이었어. 편지를 쓰고 사진을 넣고 우체국에 가서 부치는 시간까지 3일은 족히 걸린 것 같구나! 그래도 이렇게 기쁨이 충만할 수가 없단다. 선생님이 조금만 웃겨도 깔깔 거리는 너희들이 편지를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상상만 해도 선생님은 하늘로 날아갈 것만 같구나! 개학하고 나서 선생님이, “선생님의 편지 받고 기분이 어떠했어요?” 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까?

여기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썼던 편지 중의 하나를 올릴게. 내 편지에는 어떤 사진이 들어있을까 생각하며 읽어 보렴.




    보고 싶은 지수야

방학 잘 지내고 있니?
선생님은 지수가 너무나 보고 싶어.
방학은 즐거웠니?
어디어디 다녀왔는지 궁금하구나!
2학년이 된다고 공부만 열심히 하진 않았니?
날씨가 좀 춥지만 밖에서 힘차게 뛰어놀기도 하면 좋겠구나!

지수는 책을 많이 읽었겠지?
책은 엄청난 보물과 같아서 우리가 몰랐던 많은 것을 가르쳐 주지. 책을 읽고 나서 느낌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글로 간단하게 쓰는 것도 잊지 않았겠지?

곧 설날이 다가오는데 아마 이 편지를 받을 때 쯤, 설날이 지나갔을지도 모르겠구나. 선생님이 설날에 친척들을 만나면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어른들이 묻는 말에는 또박또박 말하며 사촌들과도 우애 있게 지내야 한다고 했었지?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친구들끼리 전화도 한 번 해 보렴.
우리 개학하면 1학년 마지막을 멋있게 보내보자꾸나!
사진도 많이 찍고 학습활동하며 모아두었던 자료로 책도 만들고 재미있는 노래와 춤도 추면서 멋진 1학년의 추억도 만들어 보자.

지수야! 우리 반 학급홈페이지 게시판에 선생님이 만들어 놓은 방 ‘1학년 겨울방학 이야기’에 들어가서 좋은 글을 올려 보렴. 선생님은 지수의 글이 빨리 보고 싶구나! 글을 올리면 선생님이 댓글을 꼭 달아줄게.

착하고 예쁜 지수야.
곱고 예쁜 꿈꾸며 날마다 쑥쑥 자라거라. 개학 때 기쁜 얼굴로 만나자꾸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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