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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졸업식의 주인공은 학생들이다

요즘 초ㆍ중ㆍ고의 졸업시즌이 되어 정들었던 친구와 선생님, 정든 모교를 떠나는 아쉬움으로 의미 있고 축하분위기가 살아나는 졸업식이 한창이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가장 긴 6개년의 과정을 마치고 아동기를 벗어나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아닐 수 없다.

전에는 졸업생 중에서 공부를 가장 잘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교육감상을 받고 졸업하면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교육감상이 주어지지 않는다. 교육감상을 주지 않는 데는 아주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단위학교에서 가장 좋은 상은 학교장상이라는 것을 학생이나 학부모에게도 심어주는 용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는 부모의 권위가 필요한 것처럼 단위학교에서는 학교장의 권위를 세워주는 심오한 뜻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뜻에 따라 하급기관인 지역교육청의 교육장상도 주지 않고 있다. 교육감 선출도 직선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교육감상을 주면 선거에 더 유리할 수 있을 텐데도 표보다는 학교장의 권위에 무게를 두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해군 함대의 함대 장은 배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가진다고 한다. 함대에 대통령이 승선을 해도 함대장의 자리는 지켜준다고 하는 것처럼 학교의 교장도 학생들 앞에서는 최고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이라고 생각 된다.

그런데 졸업식을 준비하다보니 외부기관에서 학교장의 동의도 없이 상장이 오고 있어 어리둥절해 진다. 전에 있었던 광역자치단체장(도지사)의 상은 오지 않는데 기초단체장의 상과 기초의회 의장 상, 국회의원상이 오고 하물며 면장 상까지 수여하겠다고 상장을 보내오니 교육계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교육감, 교육장상도 주지 않는데 자치단체장이나 의원의 상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상(賞)은 받을 만한 사람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는 일종의 칭찬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에 어떠한 목적을 두고 상이 주어진다면 이미 상으로서의 가치를 잃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을 통해 단체장이나 의원의 이름을 알리려하는 생각이 있다면 교육적인 면으로 보았을 때 상을 주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졸업식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상을 주는 사람을 더 일 잘하고 훌륭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도리어 학교장의 권위를 지켜주기 위해 상을 주지 않는 교육자의 높은 뜻이 퇴색되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교육이 어려운 것이다. 아직 독자적으로 사리판단이 분명하지 못한 미성년자들 앞에서 어른들의 일 거수 일 투족이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졸업식의 주인공은 졸업생들이다. 졸업생들에게 그들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격려의 덕담 한마디가 상장보다 더 좋은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장의 권위는 교장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이 나라 장래를 책임질 학생들의 교육에 직접적으로 크나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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