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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플래카드

초등학교 동창회에 나오라는 전달을 받았다. 거의 10여년을 참석하지 않았고 이제야 올해는 가겠다고 했다. 초등 동창생들은 모두가 향수이다. 무엇이 됐던 그때 그 이상은 될 수 없는 위안처이다.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자아성취를 위해서 파생된 흔적을 말끔히 씻어주는 치료제인 향수인 것이다. 인간 차별도 성차별도 없는 그때 그 모습이 그립다.

지난 1월 설에 나는 ‘여성과 모래알‘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동안 나는 양성평등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경제권과 가사일의 량과 학력 성취도와 모두가 수평을 이루는 천칭 같이 살고 있다고 자부하며 방학이면 전국 교육연수원에 초대되어 양성평등 특강을 하고 직장 성차별에서 오는 성희롱 예방교육등을 특강하고 프로그램도 만들어 동영상 강의도 하여 수강생을 늘려 교사들이 가는 웬만한 자리가면 아는체하는 분들이 늘어갔었다. 이번 겨울 설에 다시 나의 양성평등 강의안을 다시 점검하게하는 일이 일어났다.

전문직 시험에 합격을 발표받고 내가 학위와 더불어 전문직 시험에 합격하기에 이르게한 직장어른들께 기쁜소식을 전하며 감사를 전하였을 때 지난 교장선생님께서 ‘고향가서 프래카드를 달아라’며 금일봉을 주셨다. 어린시절 기억속에 지금은 교수정년이 된 집안 오빠의 이름이 신작로에 새겨져 펄럭이던 것이 생각 나 너무나 기뻤다. ‘나도 그렇게 내고향하늘에 펄럭이다 말이지‘라고 생각하며 어디에 달지? 상상을 하였었다. 순간 나는 시댁을 가는구나. 어디에다 붙이지? 고향마을에 주인도 없는곳에 다는것도 아니고 시댁에 다는 것도 안맞고 누군가가 나서 주지도 않았다.

학위를 받은 사람들도 전문직 합격한 선배도 학위를, 합격증을 산소에 안고 간다고 했었던 기억이나 학위논문을 승용차 트렁크에 막연히 실고 갔었다. 친정은 가지 않았고 시댁에서는 더욱 자연스럽지가 않았던 것이다. 며느리의 학위를 족보에 새긴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렇게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난 다음에 며느리가 박사 학위를 받으면 카 프레이드를 해 줄 것이다. 그동안 나는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꿈꾸는 강사였다면 이제는 도전하는 강의안을 작성하리.

시아버님 산소에 내려 놓아 보지도 못한 박사 학위논문은 다시 책꽂이에 꼿혔고 고향 신작로에도 시댁 하늘에도 걸리 못한 플래카드는 내가슴에, 그리고 초등학교 동창회 까페에 새겨졌다.

'금서초등 42회 경호중 18회 졸업생 강미옥 박사학위 취득, 전문직시험 합격'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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