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엔 누가 살고 있을까? 두 마리의 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에서 방아를 찧고 있었다. 인류가 달나라에 착륙하기 전까지 우리 한국인들은 그렇게 알았다. 참으로 상상력도 풍부한 민족이다. 달을 보며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여기에는 동요 '반달'이 크게 작용한 듯 싶다. 이 노래는 1924년 윤극영(尹克榮)이 작사·작곡한 창작동요다. 가사를 보면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아마도 일제치하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
현충일, 한택식물원을 둘러 보았다. 계수나무가 연초록의 푸르름을 과시하며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모 중학교를 방문하였을 때 그 학교 교장은 말한다. "계수나무, 우리가 말만 들었지 실제 보기가 어려워 일부러 학교 정원에 심어 가꾸고 있다"고.
수원에 계수나무 거리가 있다. 경기문화예술의 전당과 붙어 있는 '효행공원'에 있다. 그 곳에 가면 계수나무 수십그루가 3열 종대로 줄맞추어 늘어서 있다. 토끼 그림도 붙어 있다. 그 곳을 거닐면서 '효'를 생각하고 자녀들에게 '전설 속의 달나라 이야기'를 들려주며 가족간의 대화를 나누라는 것일까?
요즘 자라나는 젊은 세대는 계수나무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겠지만 40대 이후는 그래도 계수나무에 대해 추억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계수나무 하면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식물원 계수나무 표찰에는 나무 소개가 나와 있다. 잎이 하트(♡)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잎이 노랗게 물든 가을에 연인이 그 나무 아래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골인이 이루어진다고. 그럴 듯한 이야기다. 또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면 실제 사례도 많다고 본다.
요즘 우리나라 출산율이 떨어져 국력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남녀가 결혼 적령기가 되면 결혼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독신녀, 독신남이 늘어나고 심지어 결혼을 하고도 출산을 꺼린다. 국가와 자자체에서 출산장려책을 내놓기는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학교 정원에, 지역사회 공원에 계수나무를 심고 계수나무의 이야기를 퍼뜨렸으면 한다. 앞서가는 과학도 좋지만 생활에 쫒기어 과거를 돌아볼 틈이 없지만, 먹고 살기 바빠 사랑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지만 그래도 계수나무를 보며 '사랑'을 이야기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