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란 학문을 닦는 사람을 예스럽게 일컫는 말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지금 배움에 임하고 있는 학생들을 선비라고 할 수 있다. 선비하면 고상한 말로 고상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10대 청소년들은 모두가 배움에 임하고 있기에 모두가 선비인 것이다.
논어에 보면 선비의 자세에 대해서 말한 것이 나온다. “士不可以不弘毅(사불가이불홍의)니 任重而道遠(임중이도원)이니라”는 말이다. 이 말의 뜻은 '선비는 너그럽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임무가 무겁고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는 뜻이다. 이 말은 증자께서 하신 말씀이다.
배움의 길은 멀다. 배우는 자체가 무겁다. 힘든다. 괴롭다. 짜증난다. 보통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학문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증자께서는 배우는 이는 마음이 넓어야 한다(弘)고 하셨다. 마음이 좁은 이는 얼마 못가 중단하고 만다.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려고 한다.
넓은 마음을 가지는 것은 긍정적인 마음이다. 부정적인 마음은 좁은 마음이다. ‘왜 해야 하나? 꼭 해야 하나? 해서 뭐 해? 포기하고 말자’라는 마음이 자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넓은 마음을 가진 이는 ‘이것 하면 반드시 학문을 이루게 돼, 내가 하고자 하는 뜻을 이룰 수가 있어. 힘들어도 재미가 있어. 조금만 더 참으면 빛나게 되어 있어. 재미있네. 견딜만하네.’와 같은 마음이 자신을 지배하게 된다.
또 의지가 굳세어야 한다(毅의). 의지가 강해야 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 의지가 굳세지 못하면 주저앉고 만다. 증자께서는 의지가 없으면 선비가 될 수 없음을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다. ‘배움의 길이 꼭 가야 할 길이라면 의지를 가져야 하는 것이니라.’하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다. 배우는 것이 무겁고 멀어도 의지가 강하면 반드시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의지가 강하면 죽기까지 하려고 한다. 죽고 나면 저절로 못하는 것을 알아 죽을 때까지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배움에 임하는 것이다. 멀리 내다보고 도달할 때까지 죽을 때까지, 학문을 이룰 때까지 각오를 하는 것이다. 나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나에게 어떤 희생이 따른다 하더라도, 쉽게 이루어짐이 없다 하더라도 나아가는 것이다. 10년, 20년 멀리 내다보며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不可以不(불가이불)은 ‘가히 ~하지 않을 수 없음’의 뜻이다. 이 말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강조의 뜻이다. 선비는 반드시 弘毅(홍의)해야 한다. 선비는 반드시 넓은 마음과 굳센 의지를 가져야 한다. 弘毅(홍의)의 자세가 배우는 이가 가져야 할 자세니 각오를 단단히 하고 어떤 어려움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중간에 멈춤이 있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짐이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가야할 길이 너무 멀기 때문이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다 중간에 멈추면 의지가 약해질 가능성이 많다. 가는 길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저앉기 쉽다. 그래서 멈춤이 있어서는 안 되고 무거운 짐을 지고 앞만 바라보고 걸어야 하는 것이다.
증자께서 가르쳐 주시는 두 가지 자세 즉 넓은 마음과 굳센 의지를 젊은이들이 가졌으면 좋을 것 같다. 배우는 이들에게 弘毅(홍의)의 자세가 있는지 한번 점검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