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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평가할 때 유의할 점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있었던 것 같다. 스승이 제자를 평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공자의 시대에도 평가가 있었다. 평가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으셨다.

제자를 평가한 내용이 논어에 나온다. “子貢(자공)이 問(문), 師與商也(사여상야)가 孰賢(숙현)이니잇고”라는 말이다. 이 말의 뜻은 ‘ 자공이 물었다. 師(사)와 商(상) 중 누가 현명합니까?’라는 뜻이다. 師(사)는 공자의 제자인 자장이고, 商(상)은 공자의 제자인 자하를 말한다. 孰(숙)은 ‘누가’의 뜻이다.

賢(현)은 ‘어질다, 현명하다, 좋다, 낫다’의 뜻이다. 자공이 제자인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어지냐? 누가 더 낫나? 누가 더 현명하나? 누가 더 좋나?라고 물으신 것이다. 사람에 대한 비교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을 한 것이다.

그 때 공자께서는 이렇게 평가하셨다.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하셨다. 그러니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하고 반문했을 때 공자께서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고 말씀하셨다.

사람을 비교해서 평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본인에게 직접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누가 더 어떻다고 평가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공자께서는 사람평가를 피하지 않으셨다. 평가를 내리셨다. 비교평가를 하신 것이다.

그런데 그의 평가가 누가 더 낫다고 하지 않았다. 누가 더 못하다고 하지도 않았다. 누가 더 현명하다고도 하지 않았다. 누가 더 어질다고 하지 않았다. 둘 다 똑 같다고 하셨다. 過猶不及(과유불급)이라고 하셨다. 지나침(過)과 미치지 못함(不及)은 같다(猶)고 하셨다. 보통 사람들이 볼 때 분명 차이가 나는데도 그렇게 하셨다. 그분들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다. 자장이 더 현명해 보이고 똑똑해 보이고 지혜스러워 보이고 추진력도 있어 보이고 더 나아보이는데 자장을 더 낫다고 하지 않으신 것이다.

여기서 평가를 할 때 유의할 점을 배울 수가 있는 것이다.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들을 비교해서 장단점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이 보는데 누구는 이렇고 누구는 저렇고 하지 않으셨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하신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랑에 빠지기 쉬운 자장에게는 너무 지나치지 말 것을 말씀해 주셨다. 분명 자장은 재주가 높고 뜻이 깊고 구차하고 어려운 일을 하기 좋아하였으니 칭찬할 법한데 이런 강한 성격의 소유자로 거만하기 쉬운 것을 알고는 너무 지나치지 말 것을 가르쳐 주신 것이다.

자하에게는 독실히 믿고 삼가 분수를 지키는 행실을 보고는 칭찬할 법한데 너무 소심해 더 나아가 못함을 안타까워 하시면서 어느 정도는 더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자장의 추진력을 배우도록 하신 것이다. 그것도 똑 같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신 것이다.

정말 본받을 만한 평가가 아닐 수 없다. 평가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평가를 평가답게 하신 것이다. 평가가 자신들에게 유익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평가로 인해 마음을 상하게 하지도 않았다. 그들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조심스럽게 평가를 한 것이다. 공자의 평가법을 배웠으면 한다.

공자의 비교평가는 대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상대를 비교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시면서도 평가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으셨다. 상대를 비교평가하되 지혜를 발휘하신 것이다. 조금도 한 쪽으로 기울지 않으셨다. 공정한 평가를 내리되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하신 것이다.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채워나갈 수 있도록 평가를 내리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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