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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남과 다르게 그리고 함께



“오늘 선생님과 함께 식사할 친구는 김정희!”

서로가 낯선 3월을 빨리 좁히기 위해 급식 첫 날부터 매일 돌아가며 마주 앉아 식사하는 것을 시작했다. 정희(가명)는 지독한 편식 습관이 있다. 김치는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 김치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최고의 음식이라고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다. 놀랍게도 선생님과 함께 식사한 이날 정희는 식판을 깨끗하게 비웠다. 이를 본 많은 아이들이 ‘와~’하며 박수를 쳤다. 정희가 겸연쩍은 듯 나와 친구들을 번갈아 보며 씩 웃었다.

새로운 학교에 부임해 처음 만난 아이들에게 우리 반의 급훈은 ‘남과 다르게 그리고 함께’(Creative & Teamwork)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우리 반 30명 모두 가정환경도 틀리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다른 독특한 색깔을 갖고 있지만 서로 배려하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면 무지개처럼 더욱 아름다운 학급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우리 반 별명은 ‘무지개학급’이다. 또한 필자가 개발하여 수월성 집단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던 ‘무지개형 학습모형’을 이제 일반 학급의 전 과목에 적용할 예정이다.

학생 각자의 숨겨진 잠재능력을 표출하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팀워크 활동을 강화해 아이들 모두 다양한 창의적인 체험활동을 경험하도록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하여 2007·2009개정교육과정의 기본 정신은 물론 21세기 글로벌 경쟁사회가 요구하는 ‘배려와 나눔’을 실천할 줄 아는 미래 인재로 자라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공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학교와 가정, 그리고 사회라는 세 바퀴가 서로 협력하여 함께 맞물려 잘 돌아갈 때 최상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얽히면서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오직 아이들 개인과의 자연스런 상담을 통해 가정환경과 심리상태를 파악해야만 한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나 자폐 초기 증세로 친구들과의 생활에 어려움이 있어도 학부모들이 오해할까 함부로 전화하지 못한다는 담임교사들을 주변에서 자주 만난다.

엄청난 인연으로 만난 담임선생님들과 자연스럽게 상담하며 진솔하게 자녀에 대해 맘껏 이야기할 수 있는 3월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어쩌면 그것이 오직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흐트러져 있는 우리 아이들을 가장 빨리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이 주인공이 될 시대는 ‘남과 다른 나’ 뿐만 아니라 ‘함께할 줄 아는 인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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