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을 타고 넘는 덩굴장미의 강렬한 색감이 보는 사람의 숨을 멎게 하는 6월 초순. 교정 곳곳에 자리잡은 수목과 화초들이 저마다 푸른 녹즙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손해라도 볼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교정의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삼아 3학년들이 미리 졸업 사진 촬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업을 잠시 접어두고 촬영을 위해 아이들이 밖으로 나왔다. 사진을 촬영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를 물색하던 중, 본관 건물앞 은행나무에 자리잡았다. 눈이 부시게 푸른 6월의 하늘 아래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도 세월의 빠름을 한탄하거나 아니면 고교시절의 우정을 가슴 깊이 새기지는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