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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원성과급제, 폐지해야 하는 이유

현재 일선학교에서는, 교원 상호간에 경쟁을 유도하고 공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교원성과급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A등급을 맞은 교사나 C등급을 맞은 교사나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이상한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활동은 이익 추구 중심의 일반 기업체의 영업활동과 전혀 다르며, 그 목표와 조직 문화 또한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무리하게 교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제를 시행한 것은 성과급제를 통해 침체된 교단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처럼 교단에 활력을 불어넣기는커녕 반목과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니 이제는 성과급제의 전면적 수술이나 폐지를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교육의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교직사회는 기업체와는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기관'이다. 따라서 학생을 얼마나 잘 가르쳤느냐하는 것이 성과라면 그 성과 측정의 정당성이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성과는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특징이 있으며 또한 그것을 수량적으로 나타내기는 더더욱 어렵다. 따라서 현행 교원성과급제는 교육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기보다는 소모적 경쟁만을 초래하고 있으며, 교육의 본질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대신 가시적이고 형식적인 교육이 만연되어 교육력의 낭비를 가져오고 있다.

왜냐하면 현행 평가 측정 시스템으로는 수업을 열심히 하는 교사보다는 각종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아오거나 학교 업무처리에 능한 교사를 더 우수한 교사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함으로써 교원들간에 반목과 대립이 심화되어 상호간에 불신감이 팽배하고 화합보다는 서로를 폄하하고 질시하는 분위기가 만연되고 있다. 이것은 장차 교직사회에 혼란과 불신을 가져오는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교육을 생산 개념, 수익성 사업 등의 경제 논리로 보게 되어 교육의 비인간화가 초래될 우려 또한 매우 높다.

따라서 교원성과급제를 폐지하고 실질적인 교원의 사기진작 방안을 대체 시행해야 한다. 단순히 물질적인 보상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교원을 존중하고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체제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투자를 확대하여 교육여건을 개선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학교환경의 개선, 법정 교원 수 확보, 적정 수업시수 보장, 교원의 잡무 경감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직의 특수성을 이해하여 비인간적인 경쟁을 유도하기보다는 교원의 보수 인상, 복지 증진 등을 실현하여 우수한 교원을 초빙하고 높은 도덕성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배제함으로써 책임 있는 교육활동도 보장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학교내의 비민주적 요소를 제거하고 교원의 동기를 강화함으로써 직무 만족도를 높여 학교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끝으로, 현행 교원성과급제는 교직사회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이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폐지하거나 대대적인 수술이 마땅하다. 대신, 미성숙자를 바람직한 인간으로 기르는 것이 목적인 교직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일선 현장의 교원들이 높은 책무성을 갖고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원 사기 진작 방안이나 교원우대법으로 대체되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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