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이이---익!"
귀청을 찢는 듯한 날카로운 굉음이 교장실까지 들린다. 학교에서는 도통 들을 수 없는 낯선 소리다. 무슨 소리일까? 곧바로 교장실을 나가 소리의 진원지를 살피니 택배차량이다. 택배트럭이 차량진입 방지석을 쓰러뜨리고 올라타 5미터 정도 현관쪽으로 진입하였다. 배기가스를 심하게 뿜고 있다. 차량은 급식실에 기울어져 있다.
만약 그 앞에서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하고 있었다면 대형 인명사고가 날 뻔 하였다. 그나마 방지석이 있었기에 차량이 그 정도에서 멈춘 것이다. 다행이다. 체육수업은 운동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어떻게 사고가 났을까? 택배 업무를 2명 1조로 하는데 기사가 차량을 세우고 시동을 끄고 행정실에 물건을 배달하였다. 그 사이 조수석에 있던 사람이 시동을 걸었다.
날씨가 더워 에어컨을 가동시키려고 시동을 걸었는데 차량이 전진했다고 말한다. 그 때 기어는 1단 상태였다고. 운전석에서 시동을 걸었으면 브레이크라도 밟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차량 급발진이 아니다. 조수의 실수다.
학교에서의 사고, 언제 일어날 지 모른다. 학생과 교직원 사고도 있지만 이렇게 예기치 않은 외부인들이 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사고는 사전 예방이 최선이다. 사고 후 뒷처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이번 사고 누가 제일 먼저 목격했을까? 누가 먼저 현장에 도착했을까? 교장이다. 날씨가 무더운 관계로 교무실과 교실, 행정실은 모두가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하였지만 교장실은 창문을 연 상태였다. 자연바람을 맞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교장은 소리에도 민감해야 한다. 이상한 소리가 나면 곧바로 현장에 달려가 그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차량 시동은 아무나 걸면 안 된다. 반드시 운전자석에서 안전벨트를 매고 운전자가 걸어야 한다. 차량진입 방지석은 걷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걸림돌이 되지만 학교 교육에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또 수업은 안전이 확보된 지정된 곳에서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