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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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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가르치는 즐거움에 행복하다!

2학기가 시작 되었다. 항간에는 동료 교사들이 무너진 교권을 한탄하고, 잘못된 교육정책과 새로운 시스템 도입으로 오히려 업무가 더욱 과중 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또 교권과 학생 통제를 위한 체벌로 시끄러우며 학교내의 범죄나 교육 종사자들의 근무태만, 불법도박 등으로 교육계를 부끄럽게 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교육청의 업무와 명칭 변경 등 여러 가지로 혼란한 가운데 2학기가 시작 된 것이다.

맹자(孟子)의 진심편(盡心篇)에 군자삼락이 나온다. 그 세번째가 '得天下英才而敎育之 三樂也'라 하였다. 천하의 영재를 얻어 이를 가르치는 것이 군자의 세번째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또 '君子有三樂而王天下 不與存焉'이라 하여 군자에게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나 천하에 임금 노릇 하는 것은 그 세가지 즐거움에 들지 않는다고 하였다. 많은 돈과 권력과 승진욕심에 남에게 못할 짓도 하는 그런 사람을 경계하는 뜻이다.

그래서 나도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졌음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공장에서 같은 물건을 수없이 만들어내는 고되고 반복적인 일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 기업을 경영하고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일도 아니고, 시장에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건을 사주라고 통사정을 하는 일도 아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는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후대를 살아갈 어린 사람에게 앞으로 살아가는데 유용한 지식을 전달하고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는 도리를 깨우쳐 주는 일만큼 보람되고 값진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천하의 영재가 아니면 어떠랴. 아이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인지를 알기 때문에 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교직생활을 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얼마 전 함께 근무하던 교감 선생님께서 정년퇴직을 하셨다. 그 분은 교장선생님의 학교 경영 방침에 따라 교사들을 독려하며 학교를 이끌어 가야하는 어려운 위치에 있으면서도 늘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 많은 아이들의 신상 명세를 두루 섭렵하고 계셨고 웅변지도나 생활지도 등은 직접 하시곤 하셨다. 그리고 늘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여 불러 주시며 먼저 인사를 하여 그 많은 교사 중에 아이들에게 제일 인기가 많은 분이었다.

욕심을 부렸으면 더 높이 승진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쫓지 않으셨다. 물론 관리자나 경영자가 되어 자신의 뜻을 더 높이 더 넓게 펼칠 기회가 주어졌다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윗사람이면서도 늘 겸손하셨고 후배들을 존중해 주시던 태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나도 그 분처럼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교사이며 부모와 같이 자애로우면서도 엄중한 교사이고 싶다.

나는 내가 주는 것보다 아이들로부터 항상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듯 하다. 학교에 등교하면서부터 나를 하루 종일 찾으며 의지하는 아이들 속에서 <내 생애의 아이들> 에 나오는 ‘가브리엘 루아’ 선생님처럼 나도 아이들의 순수한 눈과 마음속에 살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오늘도 교단에 설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내 곁에 순수한 아이들이 있어 더욱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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