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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유난 떠는(?) 우리 딸

'아침을 김밥으로 먹는 남자', 바로 필자다. 무슨 일 때문에? 집안 식구 중 누가 소풍을 가나? 아니다. 수능을 앞두고 있는 고3 딸 덕분이다. 딸이 수능 시험 당일에 대비한다고 엄마에게 수능처럼 똑같이 점심을 준비해 달라고 한다.

아내는 새벽에 일어나 김밥을 싼다. 그 김밥을 들고 안양으로 향하는 필자. 딸은 통학 시간을 절약한다고 학교 앞에서 하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김밥, 가게에서 사면 몇 천원이면 해결된다. 그러나 부모 마음은 그게 아니다. 딸의 요구를 기꺼이 들어주고 싶은 것이다.


그러고 보니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최선의 컨디션 유지다. 수능 시간표에 맞추어 생활하고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왕이면 당일날 먹는 것도 미리 예행 연습을 해주는 것이 좋다.

처음 딸이 김밥을 요구했을 때, 나의 첫반응은 "우리 딸, 꽤 유난 떠네'였다.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는데 구태어 직장생활하는 엄마에게, 아침 그 바쁜 시간에 점심 김밥을 가져오라고? 이건 부모가 시녀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고3부모는 자녀의 심부름꾼이란 말인가?

말이 김밥이지 그것 준비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하루 전, 김밥 재료 사와야지. 새벽에 김밥 말아야지…. 보통 식사 준비 시간보다 더 걸린다. 또 그 김밥을 배달하려면 왕복 2시간은 잡아야 한다.

아침 김밥을 먹으면서 생각한다. 이것도 고3 자식을 두고 있는 부모의 행복한 비명 아닌지? 유난 떠는 딸을 둔 덕분에 경험할 수 있는 것 아닌지. 말이 유난 떠는 딸이지, 실제로는 미리 준비하는 딸 아닌지?

수능을 치뤄본 사람은 별 것 아니지만, 처음 치루는 딸은 그 정신적 압박감이 굉장한 것이다. 그래서 공부도 제대로 안 되고 소화도 잘 안되는 등 긴장을 하는 것이다. 그것을 해소하고자 부모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부모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이리라.

18일(목) 수능 시간표를 보니 1교시 언어 영역 08:10-10:00(80분)을 시작으로 수리 영역, 사회/과학/직업 탐구 영역,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치루면 18:05에 끝난다. 점심시간은 12:10부터 13:00 까지다.

수능 당일, 아내는 오늘처럼 딸의 김밥을 쌀 것이다. 딸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면서, 그리고 원하는 대학 합격을 고대하면서.

오늘 김밥 도시락을 건네면서 아빠로서 딸에게 한마디 한다. "시험 보는 날까지 컨디션 잘 조절하고 수능 시험 좋은 결과 얻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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