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3 (수)

  • 맑음동두천 14.3℃
  • 흐림강릉 10.8℃
  • 맑음서울 15.7℃
  • 대전 17.0℃
  • 구름많음대구 16.7℃
  • 흐림울산 15.6℃
  • 흐림광주 17.9℃
  • 흐림부산 16.2℃
  • 맑음고창 13.5℃
  • 흐림제주 14.9℃
  • 맑음강화 14.8℃
  • 구름많음보은 16.3℃
  • 흐림금산 16.5℃
  • 구름많음강진군 16.3℃
  • 흐림경주시 16.2℃
  • 흐림거제 16.2℃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제언·칼럼

교육환경 개선, 창의적 수업의 첫 걸음

지금 우리 사회는 디지털 시대의 무한한 가능성을 기반으로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 이 순간에도 수많은 지식이 생산되고, 보이지 않는 사이에 낙후된 정보는 쓰레기가 되어 흘러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교과서 안의 지식을 그대로 외워 괄호 안에 정답을 쓰게 하는 교육은 의미가 없는 교육방식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사회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교과서의 진도를 따라 문제를 풀어가며 진도 끝내기에 열중한 교육은 이제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아직도 우리 교실은 교사가 질문하고 학생이 답하는 단순한 암기 중심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니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학생들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학습 문화가 지배하는 상황에서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창의적인 수업 환경을 만드는 동시에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교과교실제 전면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우선적으로 투자되어야 할 것은 교사의 수업 개선을 위한 마인드 개선에 있다. 무엇보다도 학교가 배움의 공동체로 거듭나는 노력을 하도록 지원을 다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의 수업에 몰두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교육의 문제는 학습의 효율성이 심각하게 낮다는 것이다. 최근의 한 연구에 의하면 서울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700여명의 학생 중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70%의 학생은 그나마 모르는 것을 교사에게 묻지도 못하고 끝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학교는 쉬는 시간까지 줄여 수업시간을 늘리고 있다.

OECD 국가중 공부하는 시간은 가장 길지만 공부시간 대비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학습효율화 지수는 비교 대상국 가운데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부는 오래하지만 학습 효율은 떨어지고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 교사와 교육 전문가 모두가 한결같이 ‘수업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교사 혼자 일방적으로 지식을 쏟아 놓는 주입식 수업이 아이들을 수업에서 멀어지게 하고 학습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학생주도형 수업’해야 한다라는 명제는 모든 교사들이 알고 있는 기초지식이다. 5년째 ‘수업분석’ 등 학교수업의 문제를 고민해 온 교사모임에서 만난 수학교사들도 수업이 학생위주가 아닌 교사 위주,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보다는 주입식으로 진행된다고 인정한다. 그리고 다른 수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식으로는 잘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러한 관행적인 교사 설명 위주의 수업방법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들이 나와야 하는가를 학교 스스로가 묻고 대답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설명 위주의 수업방식은 학생들의 수준차나 구성 방식, 교과와 무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전에 방송을 통하여 선진국 교육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관심있게 들여다 본 적이 있다. OECD 국가 중 가장 적은 시간을 공부하지만 학업성취도는 최고, 학습효율화 지수 역시 최고인 핀란드의 수업 풍경은 학생과 교사가 수업 중에 끊임없이 대화하고 배운 내용을 모르면 언제든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바로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학급당 학생 수가 적고 수업시간도 과목당 75분, 이른바 블록수업 등으로 배운 내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돕고 있기 때문이라는 보고였다. 학교에 따라 1년을 다섯 학기로 나눠 학기당 과목수를 줄이는 것도 학생들이 공부 부담을 줄이는 대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나날이 급변하는 지식 정보화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창의적인 인재,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자기주도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키우기 위해서라도 교사 위주의 주입식 수업이 학생 주도형 수업으로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지 않으면 국제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기본적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학교가 배움이 일어나는 공동체가 되도록 교육당국은 무엇보다도 과밀 학급 과대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에 우선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요청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