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교육위원회(위원장 윤영탁)는 2일 교육부총리와 충남교육감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천안초등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사건과 관련한 질의를 벌였다. 이날 의원들은 학교시설에 대한 안전점검 미비와 과도한 합숙 훈련, 엘리트 위주 학교체육 등의 문제점을 질책하고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김정숙 의원은 "현장을 가보니 합숙소 시설은 엉망이고 감독은 소홀했던 만큼 학교장, 교육장, 교육감, 부총리 모두 책임을 이번 참사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엘리트 위주 체육을 생활체육중심으로 바꾸고 체육교사의 전문성과 자질, 처우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유사한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을 내놓았지만 무슨 소용이 있었느냐"며 질책하고 "학교체육지침 계획을 보면 학기중 합숙과 전지훈련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교육부가 지침만 내려놓고 이에 대한 관리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전국적으로 1000여개의 합숙소가 운영되는 한 어느 학교에서 이런 사고가 재발할 지 알 수 없다"며 "대입전형에서 체육 특기생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전국단위의 안전점검을 하고 합숙소를 전면 폐지하는 것이 올바른 대책인지는 의문이 간다"며 "전국대회가 구조적으로 많은데 지역별로만 경기를 하는 등 경쟁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또 "교육감이 책임이 없는 것처럼 말해 민망스럽다"며 "지난 국감 때 1학교 1특기 교육을 하겠다고 했는데 교육감의 정책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 아니냐"고 따졌다.
학교체육 담당 인력의 부족도 거론됐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교육부에 학교체육 담당을 장학사 1명이 관장하고 있다"며 "학교체육국을 신설해 정책지도를 해야 생활체육으로 전환도 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정 의원도 체육관련 부서의 신설을 제안했다.
한나라당 현승일 의원은 "체육특기생 제도가 학교체육을 왜곡시켰다"며 "그 결과 학교에서 일반학생들은 구경만하는 체육으로 변질됐고 일반 학생들의 체력은 더 허약해졌다"고 설명했다. 현 의원은 따라서 "체육특기자의 입학 조건을 일반 학생에게 적용하는 70% 수준으로 설정할 것"을 주문했다.
윤덕홍 부총리는 답변을 통해 "엘리트 체육을 생활체육으로 전환하고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소년체전도 없앴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학기 중에는 합숙훈련을 전면폐지하고 방학기간에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부총리는 또 "초등학생은 수업을 다하고 주말이나 방학때 연습하고 중학교는 방과후에 연습하도록 학교체육을 바꿀 생각"이라며 "일반학교에서는 합숙소를 없애는 문제도 깊이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