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올해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되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8일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2011 신입생 학부모 초청 콘서트 엄마는 신입생' 프로그램에 참석하였다. 여기서 대학이 학부모를 한 가족으로 맞이하는 아이디어를 본받고자 한다. 이것을 학교경영에 접목할 수 있다.
며칠 전 대학 총장으로부터 콘서트 초대장 한 통을 우편으로 받았다. 행사 안내와 편지 내용이었다. 참여신청은 인터넷 선착순 사전 필수가 안내되어 있었다. 인터넷에 들어가니 신입생 학과, 성명, 학부모 전화번호, 이메일, 참여 인원을 입력하게 되어 있다.
해당 내용을 입력하니 접수되었음을 곧바로 알려준다. 내 이메일로 들어가니 초대장과 무료 셔틀버스 이용권 4매가 출력된다. 2명 기준으로 부부가 참석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초대장을 행사 당일 가져가면 입장할 수 있다.
전철을 이용해 혜화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캠퍼스를 찾았다. 초대장을 접수하니 목에 거는 '성균가족 가입신청서'와 비닐봉투 하나를 준다. 봉투 속에는 샌드위치, 음료수, 볼펜이 들어 있다. 줄 서 있는 한 곳을 가니 죄석표를 준다.
입장하여 입학식 사진, 자녀가 엄마의 뒷바라지에 감사드리는 동영상을 보았다. 사회는 영문과 졸업생 윤희정 아나운서. 이어 학부대학장 유홍준 교수가 인사 말씀을 전한다. 최고대학, 글로벌 리딩 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는 대학의 모습이 보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관악합주단인 크누아(KNUA) 윈드 오케스트라(지휘 오광호 교수)의 연주를 들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지킬&하이드에 출연한 김소현, 윤동석의 노래도 들었다. 선곡을 보니 클래식이긴 하지만 대부분 이미 들어본 곡이라 친근감이 느껴진다.
뮤지컬 가수도, 크누아도 앵콜곡을 하나씩 준비했다. 마지막에는 학부모와 함께 가요 '만남'을 합창하게 한다. 퇴장하면서 '성균가족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라는 안내멘트가 나온다. 이제 행사가 모두 끝났다. 귀가하는 학부모에게 장미 한 송이를 안겨준다.
여기서 성균관대학교의 본받을 만한 아이디어를 멏 가지! 이 행사는 올해 7번째라는데 학부모에게 축하와 감사를 표하는 행사 도입이 신선하고 앞서가는 느낌을 받았다. 입학식에 참석 못한 학부모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프로그램 명칭이 '엄마는 신입생'이다. 자녀가 신입생이면 학부모도 신입생이다.
엄마를 내세운 이유를 생각해 본다. 그 동안 해보니 아빠의 참석이 부진하고 대부분이 엄마가 참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오늘도 보니 아빠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90% 이상이 엄마다. 또 자녀 뒷바라지에 엄마의 노고가 많았다.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것 하나, 가정의 경제권 누가 쥐고 있을까? 바로 엄마다. 돈 지출도 엄마가 좌지우지한다. 성균가족 가입 신청서를 보니 장학금 기탁 선택란이 있다. 5만원*10개월, 10만원*10개월, ( )만원*( )개월, 일시불 ( )만원이다. 신청서에는 성균가족이 되면 4가지 혜택도 나와 있다.
프로그램에 있는 '민들레 홀씨 날아 큰숲을 이루다'는 문구가 장학금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광고 대신 성대 패밀리업체를 소개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대학 캠퍼스와 자연과학 캠퍼스 주변의 업체가 분류되어 업체명과 전화번호가 나와 있다. 이 업체를 이용하면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전달된다는 것이다.
왜 크누아 윈드오케스트라로 했을까? 젊은 패기와 재능으로 뭉친 관악연주의 힘이 돋보인다. 그 동안 현악기 위주의 오케스트라는 많이 들어왔다. 대학 합주단 중에서 수준이 높은 오케스트라를 섭외한 것이다. 연주 중간에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 소개와 고유 음색 듣기는 학부모 교양을 높이는 교육적 효과를 보았다.
모교 졸업생 아나운서의 진행이 돋보였고 행사 진행요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참가자들의 인적사항이 전산화되어 있다. 사전 미접수자 참가자에 대한 배려도 눈에 띈다. 다만 혜화역 출구 근처, 셔틀버스 승차장 안내요원 배치 미흡이 옥의 티다. 행사 시작 전 콘서트 취소 녹음 방송 실수 해프닝은 황당 사건이었다.
이번 행사, 모교의 졸업생을 대상으로한 장학금 모금과 학교장으로서 발전기금의 한 가지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학부모에게 축하와 감사를 전하고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좋은 아이디어가 접목된 프로그램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