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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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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자신감을 키우는 동화책 외우기



오늘은 2학년 우리 반 아이들이 학급 자랑을 하는 날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의 자랑거리는 참 많답니다. 그 중에서도 읽기 책에 나오는 시 외우기, 동화 외우기를 잘하지요. 숙제 검사를 하는 동안 앞에 나와서 읽기 책을 낭독하는 습관, 집에서 10번씩 낭독하는 습관이 들어서 재미있는 동화는 금방 외운답니다. 내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쫑알쫑알 참새처럼 외우는 모습이 참 예쁘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의 절반 정도가 다문화가정이라서 정확한 발음을 듣지 못해서 그런지 올해 아이들은 유난히 받아쓰기를 어려워합니다. 어머니의 발음이 매우 중요한데 아기 때부터 우리 말 듣기 교육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그래서 올해는 날마다 국어 읽기 책을 돌아가면서 낭독하게 하고 발음을 교정해 주는 시간을 갖고 있답니다.

그런데 받아쓰기는 틀려도 이야기를 곧잘 외우는 모습이 기특해서 학급 자랑으로 시와 동화를 외우기로 했습니다. 간혹 틀리는 아이가 있어도 친구들과 소리 맞춰 외우다보면 자연스럽게 읽기 능력이 향상되기도 합니다. '읽기' 교과서는 읽기에서 시작하여 읽기로 끝난다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읽기에서 시작하여 '외우기'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집에서 읽어 오기 숙제를 내면 시늉만 하지만 외우기 숙제를 내면 읽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 때나 시간만 나면 시와 동화를 줄줄 달고 사는 우리  2학년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 학교의 참새들이랍니다. 그 덕분에 발표를 자신 없어하거나 발음 때문에 앞에 나서지 못하던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훨씬 활달해졌답니다. 아침독서와 읽기 책 외우기, 띄어 쓰기를 겸한 문장 받아쓰기, 일기 쓰기로 이어지는 삼박자 과제를 날마다 수행하며 국어 실력이 쑥쑥 자라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위대함은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마음 먹기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국어 실력이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책을 벗삼아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굳혀가는 아홉 살 꼬마들의 당찬 모습에서 미래의 젊은이들을 상상합니다. 생각을 바꾸어 습관을 바꾸고, 그 습관은 행동을 바꾸고 인격을 바꾸어 성공한 인생을 사는 거라고 말해 주었을 때 눈빛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이던 우리 반 아이들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읽기' 책 외우기는 이제 어렵지 않은 숙제랍니다. 당연히 외울 것으로 생각하고 10번 읽기를 한답니다. 아이들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선생님, 10번 읽기를 하니까 읽기 책이 외워집니다."

그렇게 외운 시와 동화는 퇴근하는 부모님의 귀를 즐겁게 하고 동생을 잠재우는 멋진 이야기로 거듭나고 있답니다. 아이들 스스로도 놀라는 중이랍니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지닌 부정확한 발음을 교정해 주기 위해 시작했던 낭독 훈련이 자연스럽게 시와 동화 외우기로 번진 것입니다. 아이들이 외운 이야기에 동작만 붙이면 연극이 됩니다.

"얘들아, 책을 많이 읽으면 뇌 속에 도서관이 생기는 거야. 외우는 친구는 머릿 속에 책을 담고 다니는 최신형 도서관을 짓는 거란다. 어렸을 때 외운 아름다운 시와 동화는 평생 동안 행복의 샘물이 되어준단다. 노래를 부르듯 시을 외우고 이야기를 하면 참 좋겠지?"

교과서에 나온 시와 동화들은 엄정하게 검증 받은 작품들이기에 그 문학성과 작품성의 측면에서도 매우 뛰어납니다. 효도하는 동화를 외우며 자연스럽게 효의 가치를, 아름다운 시를 외우며 아름다운 감성을 키우겠지요. 국어 실력도 높이고 자신감도 키우는 외우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가 적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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