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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권침해실태, 정확히 파악될까

황우여 국회의원이 교권침해 실태파악에 나섰다. 최근 일선학교에는 황우여 의원으로부터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교권침해 실태 조사에 관한 공문이 내려왔다. 최근 한국교총과 전교조가 실시한 교권침해와 관련된 설문조사에서 서로 다른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상황에서 황우여 의원의 교권침해 실태조사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좀더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사공문에 다소 문제가 있어 정확한 실태 파악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첫번째 문제는 최근의 교권침해 실태만 조사대상이 아니고, 2006년부터의 교권침해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립학교의 경우 5년 주기로 교사들이 이동하는 현실을 감안할때 수년전의 자료를 요구하고 있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최근 1~2년의 실태는 비교적 정확한 조사가 가능하겠지만 그 이전의 실태파악은 정확성을 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번째 문제는 교권침해를 당한 당사자를 밝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의 성(김OO, 이OO)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일선학교서 정확한 실태를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교권침해의 횟수만 기재하도록 했다면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성을 표기하도록 했기에 해당교사에게는 또다른 교권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성만 기재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고 할 수 있지만 해당학교의 교원이나 함께 근무했던 교원들이 보면 당사자가 누구인지 금새 알아볼 수 있어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교권침해 실태를 좀더 정확히 파악해 보고자 하는 황 의원의 의지는 높이 사고 싶다. 그러나 조금만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공문을 내려 보냈다면 자료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교원단체간의 결과에 차이가 나고, 교과부나 시 도교육청에서 의견조사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직접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사정이야 어찌 됐던 조사를 한다는 것 자체는 옳았다고 본다.

조사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조금더 신중한 검토가 있었다면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또한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가장 최근에 있었던 사건을 대상으로 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오래된 것을 기억하지 못할 뿐 아니라 기억한다 해도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학교에 요구하는 자료를 접하다보면 학교현실을 잘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조사 전에 단 몇 명이라도 교사들에게 물었다면 효율적인 조사가 되었을 것이고 조사결과 역시 상당한 타당성을 갖추었을 것이다. 학교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조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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