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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구태의연한 수업방식 벗어나야

얼마 전 교육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수업의 질과 교사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한 연구자는 수업 붕괴에 관해서 교사의 구태의연한 수업방식이 수업붕괴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맞는 말인가?  2학년 0반을 관찰한 결과 이들 수업붕괴 학급이 어떤 교사를 막론하고 그를 무시하고 떠들거나 장난을 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교사에 따라서 큰 차이가 나는 반응을 보였는데, 어떤 교사의 수업시간에는 쥐죽은듯이 열심히 수업을 경청한 반면 어떤 수업시간에는 정말 수업붕괴의 대표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즉. 학생들은 떠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큰 목소리로 노래까지 불렀으며 교사는 연신 회초리로 거의 2~3분마다 교탁을 두드려댔지만 효과가 없었다. 교사는 수업을 열심히 하는데 학생들은 이를 외면해서 혼자 독백하듯이 외치다가 수업종료 벨리 울리자마자 황급히 교실을 빠져나갔다.

그럼 학생들이 어떤 수업시간에는 열중하고 어떤 수업시간에는 아예 놀고 지내는가? 비디오 분석 결과 수업방법에 큰 차이가 있었다. 학생들이 경청하는 교사는 교과서를 펼쳐들지 않고 학생들을 마주하고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수업을 했다. 그의 수업방식은 좀 독특해서 2~3분 강의하다가 강의한 것을 학생들에게 되묻고 학생들의 답을 듣고 다시 강의를 하고 학생들에게 또 다시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 식으로 수업을 전개했다.

다른 교과 수업시간에는 그렇게 난장판을 치던 학생들이 이 교사의 수업에서는 전혀 한눈을 팔지 않고 교사의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대답을 해가며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 교사는 수업에 대한 열의가 몸에서 베어났다. 그는 조금도 학생들이 다른 행동을 할 틈을 주지않고 교과서도 없이 강의를 줄줄이 이어 갔다. 그는 소위 실력이 있는 교사였다. 나중에 학생들에게 왜 그 교사의 수업시간에는 꼼짝 못하느냐고 물었더니 학생들은 그 선생님은 실력파라고 말하면서 그를 존경한다고 묻지도 않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러한 같은 학생들로부터 냉대를 받는 교사는 수업방식이 구태의연했다. 그는 교과서를 펴들고 이를 읽거나 다른 학생을 일으켜 이를 읽게 했다. 학생들은 엎드려 자고 반응이 없는데도 판서를 하고, 판서가 끝나면 창밖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교과서를 교사가 읽든 학생이 읽든 읽는 시간에는 학생들이 선생의 눈치를 봐가며 장난하기가 일쑤였다.

또 다른 구태의연한 수업 방식은 교사가 칠판에 글을 쓰고 나중에 이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교사가 판서할 때 학생들이 떠든다. 즉, 교사가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주시를 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그때를 놓칠새라 열심히 지껄인다. 한 두 명이 떠드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과반수가 떠든다. 그래서 교실은 소란하기 그지 없다. 결론적으로 위의 사실은, 한 연구 설문조사에서 발견한 바와 같이 교사의 수업방식이 수업붕괴의 한 원인이라고 응답한 학생들의 지적을 잘 증명해 주는 것이다.

또다른 대표적인 수업붕괴 현상을 보여주는 녹화 장면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교사는 연습문제를 칠판에 판서하는데 학생들은 시끄럽게 떠든다. 그러나 교사는 칠판에 문제를 쓰느라고 바쁘다. 문제를 푼 학생들에게 교사가 개인적으로 지도한다. 교사가 학생들을 개별 지도하는 사이에 수많은 다른 학생들은 옆 사람, 뒤의 사람과 계속 떠든다. 참다못해 교사는 그들을 교실 밖으로 추방한다. 학생들은 그래도 말을 안 듣고 계속 떠든다. 교사는 그러한 학생을 또 추방한다. 수업이 시작된 지 20분 만에 교사가 교실에서 복도로 추방한 학생 수는 8명이었다. 나가라고 교사가 소리를 질러도 나가기를 거부하는 학생도 있다. 어떤 학생은 막대기를 가지고 다른 줄에 있는 학생을 때린다. 일어나서 교실을 돌아다니는 학생도 있다. 

어떤 교사는 수업시간에 비디오를 상영한다. 이 학교에서 비디오를 시청할 때는 학생들이 조용하다. 비디오는 EBS 수업내용을 비디오로 제작한 것과 학습내용을 드라마화한 것이 있는데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학생들의 시선을 끈다. 비디오는 그 주의 가르치는 내용과 관련된 것을 선정했다. 물론 교재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하는 비디오는 없다.

초·중·고의 수업 방법도 이제 시대의 변화에 맞게 탈바꿈해야한다. 컴퓨터 게임과 비디오 게임에 탐닉한 세대들에게 판서나 교과서 낭독은 지루하고 답답할 수도 있다. 교사가 아이들의 감각에 적합하게 새로운 시청각 자료를 제작하여 사용하고 끊임없이 자료를 수집하는 노력이 없이 아이들은 선생님의 수업에 냉담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핵심이 되는 강의 내용을 학교의 홈페이지 학습 자료실에 올려 놓으면 학생들은 필요로 할 때에 언제라도 그 내용을 다운받아 미리 예습할 수도 있고 복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아이들은 소위 선생님을 간을 보고 있는 것이다. 놀 것인가 공부할 것인가. 이 판단이 어느쪽에 갈 것인가는 거의 전적으로 교사의 역량 여하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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