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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장 선생님의 작은 친절

모처럼 아침 일찍 출근하여 밀린 업무를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교장 선생님께서 교무실로 오셨다.

일에 몰두하여 "교장 선생님. 안녕하세요?"라는 짧은 인사를 나누었고 계속 컴퓨터 앞에서 업무 처리를 하고 있는데 교장 선생님께서 " 교무부장, 고생 많지?"라고 말씀하시며 얼른 손을 잡아주셨다.

늘 직원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시는 멋진 교장 선생님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시며 격려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평소에도 늘 청렴하시고 직원들을 생각하시는 마음이 소리없이 은근히 하시기 때문에  많은 교직원들이 교장 선생님을 따르고 존경을 해오고 있었기에 감동의 물결은 더욱 배가되었다. 작년 여름방학에는 전직원 연수에 임신을 한 여선생님 한 분만 참가를 못하고 전원 참석을 한 것 만 보아도 교장 선생님의 섬김의 리더십이 얼마나 크고 대단하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제 저녁 동료와 함께 술을 많이 마셨던 탓에 아침 식사도 거르고 출근 하여 속이 허전했는데 교장 선생님의 격려 말씀 한 마디가 찌부듯한 온 몸이 가벼워졌고 아침부터 왠지 모를 상쾌한 기분 때문에 1교시부터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힘이 났다. 사랑과 격려의 말 한 마디가 이렇게 영향력이 있을 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작은 친절이 큰 감동을 자아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게 된 순간  나도 동료 교사나 아이들에게 친절한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교직 생활을 한지도 벌써 긴 세월이 흘렀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교직이 다른 직업에 안정되어 있고 스트레스도 별로 없는 직업이라고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교직은 매우 힘들고 외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몇 해 전, 어느 교수님께서 쓰신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라는 책을 읽어보니까 교사들은 아이들과의 상호작용, 동료 교사와의 관계 그리고 관리자와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 때문에 교사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하였다.

특히 초등교사의 경우 어린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고 그것은 동료 교사나 관리자와의 원만한 인간관계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도 주의집중을 안하고 내 말의 뜻을 못 알아듣고 말썽만 부리고 자기 말만 하는 아동들을 접할 때면 소리도 지르고 체벌도 하고 때로는 담배 대신 커피를 마실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왜 내가 초등교사가 되었을까?'하고 후회도 많이 해봤지만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일 뿐 어른들 수준에 맞추려는 내 생각이 잘 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다시 한 번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곤 한다.

교사들은 작은 친절과 관심에 민감하고 그러한 것 때문에 힘이 더욱 생기고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칠 수 있는 것 같다.     

오늘 아침 나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어주신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대한민국의 많은 관리자 분들이 평교사들에게 좀 더 다가서는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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