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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매실 장아찌 담그려고요?"

며칠 전 우리 학교에서는 아주 재미난 일이 있었다.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시각, 학교 울타리 근처에서 두 분의 부장님이 열매를 따 비닐 봉투에 담고 있다. 봉투에는 초록색의 열매가 어느 정도 담겨져 있다. 필자가 물었다.

“열매 따시나 봐요?”
“오랜만에 매실 장아찌 담그려고요?"
“혹시 이 나무 무슨 나무인 줄 아세요?”
“매화나무 아녀요?”
“이 나무는 살구나무인데요. 미리 말씀하셨으면 알려드렸을 텐데….”

두 분의 얼굴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한 분은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지 어쩔 줄 모르고 웃고 있다. 살구나무를 매화나무로 알고 그 열매 매실을 따고 있었던 것이다.

6월 중순, 매실이나 살구열매나 비슷하다. 초보가 볼 때는 똑같다. 구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필자는 두 열매를 구별할 수 있을까? 두 부장님과 마찬가지다. 좀 더 공부를 해야 한다.








다만 학교에 있는 나무를 평상 시 살피고 다녀 어느 나무가 어디 심어져 있는지 꿰뚫고 있을 뿐이다. 꽃이 만개했을 때는 학교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도 여러 차례 찍었다. 살구나무에서 10미터 떨어진 곳에 매화나무가 있다. 열매를 보니 색깔이나 모양으로는 정말 구별하기 어렵다.

그러나 잎 모양은 다르다. 살구나무 잎이 더 크다. 살구나무 가지 끝에 난 잎을 보니 약간 붉은색을 띈다. 매화나무는 모두가 초록이다.

열매 성숙기는 약간 차이가 난다. 매실은 6월 중순이고 살구는 6월 하순이다. 이제 좀 있으면 살구 열매는 누렇게 되어 떨어진다. 과육과 씨가 손으로 누르면 쉽게 분리된다. 육질도 부드럽다.

살구 열매는 표면이 비교적 매끄럽지만 매실은 미세한 잔털이 많다. 매실은 육질이 단단하고 완숙되어도 씨와 과육이 밀착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두 분은 살구나무 열매 솎아따기를 해 준 셈이 되었다. 그 대신 남아 있는 열매가 튼실하게 맺힐 것이다. 우리 학교 매화나무에는 열매가 조금만 달렸다. 가지치기를 많이 해서 꽃이 많이 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열매 수가 적을 수밖에.

자연은 평상 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열매만 욕심을 갖고 있다 보면 이런 황당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살구꽃과 매화꽃도 비슷하다. 세심히 관찰한 사람은 그것을 알 수 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니 정말 웃음이 나온다. 자연에 대해 더 공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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