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시니어 일터 옥상에서는 서른 명의 손길이 분주히 움직였다. 서인천고(교장 장용현) 재학생 15명과 학부모 15명이 모여 김치를 담그는 손길들이었다.
서인천고 학부모회에서는 ‘학부모 학교 참여 지원 사업’을 통해 달마다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번 활동은 그 중 ‘학생-학부모가 함께 하는 사랑의 김치 나누기’라는 이름으로 서인천고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 중 소년소녀가장 가정, 조손가정 혹은 한부모 가정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활동이었다.
이들이 담근 김치는 서인천고 재학생 1학년 4명, 2학년 4명, 3학년 1명에게 전해졌으며 학부모들이 해당 학생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전달까지 도맡았다. 김치를 받은 할머니 한 분은 “지금까지 손주가 초, 중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도 없었던 일인데”라며 고맙다는 말을 거듭 전하여 배달을 갔던 학부모의 눈시울도 함께 붉어졌다고 한다.
이수경 학부모 회장은 “신선한 재료를 고르는 일부터 하나하나 다듬고 담그기까지 집에서 먹을 김치를 담글 때보다 더 많은 정성을 들였다”면서 “그 무엇보다도 사랑이라는 양념이 들어가서 맛있지 않을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고요한 군(3학년)은 “비록 입시 준비하기에 바쁜 고3이지만 몇 시간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뿌듯하고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며 “내가 직접 담근 김치를 친구가 맛있게 먹을 생각에 난생 처음 김치를 담그는 어려움도 다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치 담그기를 끝내고 남은 재료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며 함께 고생한 어깨를 다독이고 이번 활동에서 느낀 점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사랑의 김치 나누기’ 봉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장용현 교장은 “앞으로 학부모, 지역 사회와 연계한 봉사 활동의 자리를 더욱 자주 마련하여, 서인천고가 더불어 성장하는 교육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