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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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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요즘 서울시교육감 문제로 세상이 온통 시끄럽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매일 드러나는 새로운 소식들을 접하며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 전, 급한 볼일이 있어 늦은 밤 자동차를 운전하게 되었다. 도심 한복판을 지나는데 빨간 신호등에 걸리고 말았다. 야심한 시각이라 사람은 물론이고 지나다니는 차들도 거의 없었다. 그냥 통과할까 말까 잠시 고민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문득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다. 평소 아이들에게 "거짓말하지 마라", "보는 사람이 없어도 신호등은 꼭 지켜라"라고 강조하던 생각이 떠오르며 잠시나마 나쁜 생각을 한 자신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1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순간, 차안에서 신호등을 바라보노라니 신호등의 신비로움을 새삼 느꼈다. 그러면서 우리 교사들이 신호등만 잘 닮아도 성공한 인생이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신호등을 닮자는 의미는 다양하면서도 간단하다. 우선 필자는 교사이니 우리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어떻게 헤쳐갈지 자세히 알려주면 된다. 가서는 절대 안 되는 길과 가다가 멈춰 서야할 길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신호등의 녹색불처럼 아이들에게 인생의 표본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청소년들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이며 가서는 안 될 길은 무엇일까. 그것은 참 되게 사는 것이 가야할 길이며, 거짓된 삶은 가지 말아야할 길이다.

다음은 중국 주나라의 강태공의 말이다.

"선한 일을 보거든 목마를 때 물을 보듯이 주저하지 않으며 악한 것을 보거든 귀머거리가 되라. 선한 일은 모름지기 탐내야 하며 악한 일은 그 어떤 것도 즐기면 안 된다."

이 말 속에는 다양한 의미가 숨어 있다. 선한 일은 목마를 때 물을 마시듯 즉시 행하라는 뜻이고 나쁜 일은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며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를 조감해 볼 때 선한 일보다 악한 일이 더 많아 인간의 정체성까지 흔들리는 느낌이다. 도대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헷갈리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 각 분야에서 각자가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말로는 선한 척하면서 행동은 거짓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이런 세상을 바로 잡으려면 신호등 역할을 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녹색 신호등은 선한 일을 하라는 뜻이고 빨간 신호등은 나쁜 생각이 들면 즉시 멈추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신호등 역할을 하는 이들이 신호등을 자기 멋대로 조절해서 사람과 차량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분명히 붉은 등인데도 이를 무시하고 그냥 가는데 이런 사람들은 착하게 사는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을 위태롭게 한다.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비리와 부정은 전혀 어울리지도 어울려서도 안 되는 낱말이다. 하지만 붉은 신호등을 보고도 멈추지 않고 태연히 길을 건너는 사람이 교육계에도 많다. 따라서 이제 우리 교사들이 솔선하여 녹색불일 때 가고 빨간 불일 때 멈추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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