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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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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신임 교장의 새학교 교직원 익히기

교장의 근무지가 바뀌었다. 교직원 얼굴 익히기가 우선 과제다. 인원수가 60 여명이나 되니 빨리 익히기가 어렵다. 교직원 현황판 사진을 보니 모두가 선남선녀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학교에서는 목걸이 명찰을 활용한다. 교내패용은 물론 교장실에 들어 갈 때도 달고 들어온다. 그러나 그것 갖고는 부족하다. 머리를 짜내 본다. 취임식 때 찍은 교직원 단체 사진을 교무부장에게 보내니 고맙게도 사진 하단에 이름을 붙여 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얼굴과 이름을 맞추어 본다.


그래도 사진과 실물은 차이가 난다. 교직원들의 내면세계로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고 자기소개서를 내라고 하면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학교 쿨메신저를 이용해 본다. 교장이 여러 교직원들을 이해하고 가까이 하려는 취지를 밝히고 '한 줄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교직원들의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고가 예시를 들었다. 예시1) 교육사랑과 창의적인 학교경영에 앞장서는 이영관 교장, 예시2)  등산을 즐기고 노래방에서 새로운 곡에 도전하는 이영관, 예시3) 리포터  활동으로 인격 완성에 힘쓰는 이영관 

과연 어떤 자기소개가 들어왔을까? 이틀 사이에 50 여 분의 교직원들의 응신을 하였다. 이것을 몇 가지로 분류해 본다. 

여행을 좋아하고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며 즐거운 수업을 추구하는 박○○, 생각은 늘 희망으로 깨어 있고 발이 먼저 움직이는 염○○, 열정과 배려의 두 단어를 마음 속에 품고 사는 박○○, 저에게 재미있는 과학을 아이들도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게 노력하는 홍○○, 항상 신규같은 마음으로 생활하는 심○○.

긍정적인 생각과 열정적인 삶을 사는 조○○, 바람과 햇살을 사랑하고 그 마음으로 이이들을 품어 안고 싶은 정○○, 다른 사람에게 부드럽고 은은한 향내음이 나는 사람이 되고픈 이○○, 학생도 교사도 행복한 교실을 만들고 싶은 김○○, 아름다운 세상에 나만이라도 작은 빛이 되고픈 얼짱 몸짱 2학년짱 박○○.

남교사의 막내 귀염둥이 최○○, 여선생님 중 제일 키가 큰 김○○, 율전중 최고미인 신○○, 재주 있는 젊은 여자 송○○, 이름만큼 지혜로우려고 노력하는 윤○○, 가장 높은 자리 5층에서 근무하는 허○○, 엄마 같은 마음으로 학생들을 보살피는 세 딸의 엄마 정○○.

내용을 살펴보니 우리학교,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가 밝음을 느꼈다. 근래 교육현장이 무너져가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교직원들의 교육열정을 확연히 볼 수 있었다. 수업에 대해 고민하고 학생들을 배움의 길로 인도하는 사명감이 보인다. 인생관 내지 생활철학도 건전하다. 교장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려는 재치도 엿보인다.

그러고 보니 필자가 좋은 교직원들을 만났다. 이들의 성품도 그렇고 마음 씀씀이도 넉넉하다. 이들이 행복하게 교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장도 행복만들기에 힘써야 한다. 학연, 지연, 혈연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지만 교직에서는 직연(職緣)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도 취임식 교직원 단체 사진을 보며 교직원들의 얼굴과 이름을 연결시킨다. 수첩에 취합한 한 줄 자기소개를 보며 한 솥 밥 식구 이름을 살펴본다. 그러나 잘 외워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직접 대면과 대화만큼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수업에 바쁜 선생님을 일부러 부를 수는 없다. 얼굴과 이름을 빨리 외우는 비책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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